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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빛 Nov 11. 2024

고롱고롱

고로롱고로롱

잠드신 아버지의 내뱉는 숨이 미약하다


잔잔한 숨에

심장이 철렁이고 명치끝이 울먹하다


모진 세월 일생 동안

웃음 주름으로 삼켜오며 사셨다


세상이 쓰다 악하다 매섭다 해도

사는 게 그런 거지 하시며

미움 그거 무엇이냐며 허허하게 사셨다


그 탓에 내 미움 주머니도 작아

무엇 하나 오래 크게 탓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허허 웃음 짓는 그 마음

다 배우지 못해 나는 우둘투둘 산다


고롱고롱 아버지 숨에 더 힘이 붙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아직 아버지께 배울 생이 너무 많아요

잠드신 아버지 곁에 웅크리고 누워 속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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