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업(2)

내가 손을 왜 들었더라 - 열정과 요령 사이

by 솔아

(이전 글 11화 공개수업(1)을 보고 오시면 더 좋아요^^!)


선생님들이 왜 이걸 꺼려하고, 부담스러워하는지 그 시절에는 솔직히 잘 몰랐다. 몰랐기에 그렇게 용감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무식해서 용감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나는 덜컥 손을 들고 난 뒤 복도를 지날 때마다 선생님들의 위로 섞인 눈빛을 받아야 했다.

갓 대학을 졸업한 만큼, 열의는 누구보다 앞섰다. 대신, 요령이 없었다. 배운 이론은 이것저것 다 넣고 싶었다. 욕심만 가득한 수업 지도안을 써내려 갔다. 최신 영어교수법 종합선물세트 같은 지도안의 탄생에 내심 뿌듯했다. 이대로 수업이 가능하다면 정말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수업이 될 것이다. 연습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너무 준비한 티가 나면 ‘프로’ 같지 않아 보일까 하는 순진한 생각 때문이었다.


"딩동댕!"


종이 치고, 아이들이 몰려왔다. 교실 뒤편을 가득 메운 손님들을 보는 아이들의 동공이 흔들렸다. 수십 개의 눈동자가 나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선생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온다는 말을 없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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