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오늘 하루가 어땠어?
그 친구는, 내가 내 이름을 말해줄 때부터 친구였다.
그 친구는, 내가 내 생각을 말해줄 때부터 친구였다.
그 친구는, 내가 내 고민을 털어놓을 때부터 친구였다.
고마운 내 친구
늘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마운 친구
내 맘대로 좋다 했다가 밉다 했다가 변덕 부려도 늘 내 곁에 있어준 고마운 친구
내 곁에 모든 사람 다 떠나가도 세상 끝날까지 내 손 놓지 않을 고마운 친구
내가 웃으면 같이 웃고
내가 울면 같이 우는
내 소중한 친구
내 속을 다 보여도 부끄럽지 않은 내 친구
거칠고 모난 것 숨기지 않아도 안심되는 내 친구
내 행복과 내 불행이 결국 자기 거다라고 해주는 내 친구
실수하고 넘어져도 괜찮다 일어나자 부축해 주는 내 친구
속수무책 세월 속에 내 젊음을 모조리 기억해 주는 내 친구
내가 사랑하는 내 친구
내 친구 소개할게요
소중한 내 친구
나는 과연 ‘나’라는 자아인식을 언제부터 하기 시작하였을까?
생각이 많았던 아이였다.
아주 어릴 때를 거슬러 올라가 곰곰이 기억해 보면, 애어른 같은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기억나는 한 장면.
아주 어릴 때였다. 잠을 자려는데 '잠이 드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을 자면 내가 느껴지지 않으니 내가 없어지는 걸까, 내가 세상에 있고 없다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영원히 있을 것 같은데 사람은 다 죽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밤잠을 못 잤던 기억이 난다.
꼬마였을텐데, 왜 그런 생각들을 하며 잠을 못 이루었을까?
(밤에 쿨쿨 잘 잤으면 지금보다 키가 더 컸을까?ㅎㅎ)
생각이 많은 아이. 그래서 추측컨대 ‘자아인식’이 좀 빨랐을 것 같다.
자아인식은
내가 나를 알아보는 것!
마음의 눈에 보이는 나 자신은 나의 평생지기이다.
내가 나와 잘 지내고 친하게 지내는 것
내가 나에게 상처 주지 않고 배려해 주는 것
내가 나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것
내가 나에게 하루의 안부를 묻는다.
수정아, 너 오늘 하루가 어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