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처럼
"취준생은 취업을 꿈꾸고 직장인은 퇴사를 꿈꾼다"
정말 아이러닉한 말이 아닐 수 없다.
CPA를 그만두고 취업을 준비하던 26살, 난 너무나도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여대를 나온 탓에 주변 대학교 친구들 중 빨리 취업한 친구들은 벌써 2년차, 곧 3년차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난 그 흔한 인턴경험조차 없는 무스펙 취준생이었으니..지금생각해도 조급한 마음이 드는건 당연한 감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치만,,,,지금 그때를 떠올리면 한편으로는 그런생각도 든다. 26살은 너무너무너무 어리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아직 너무 어려, 조급하게 생각하지마 혜원아. 그리고 그 회사는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무튼 어찌저찌 빠르게(첫 취준에)취업에 성공하여 현직장을 다닌지 3년이 되었다.
3년간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난생처음 타지근무도 해보았고(경기도 토박이가 대전살이 2년)
세상에 이런사람이 있다고? 싶은 빌런들도 수 없이 만났다.
(빌런 얘기는 나중에 차차 풀어나가려고 한다. 도저히 한번에 담을 분량이 아니다)
신입시절 뭐든 배우겠다는 초롱초롱한 눈빛은 사라진지 오래,
이젠 회사에서 하루종일 내 이름이 불리지 않길 바라는 찌들대로 찌든 직장인이 되었다.
입사초기 찍은 사진을 보면 얼굴에 생기가 도는데 요즘에 찍은 사진을 보면 눈빛이 동태눈깔이다..ㅎ
그만큼 세상에 찌들었다는거지...
퇴사 생각은 2년차가 갓 됐을 무렵부터 시작됐다.
그때부터 동기들에게 나 퇴사하고 싶어 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고
퇴사퇴사 신나는노래~하면서 정말 매일같이 퇴사를 바라왔다.
그러니까 그 말이 딱 맞는거다
취준생은 취업을 꿈꾸고, 직장인은 퇴사를 꿈꾼다는게
고작 1년전만 해도 취업만 시켜주면 어디든 매일 절을 올리며 다니겠다는 생각은 저 너머로 사라지고
퇴사, 오직 퇴사만을 바라는 직장인이 되었다.
그런데 그 당시엔 퇴사하고 나서 뭘 해야할지 몰라서 그래서 그만두지 못했다.
근데 퇴사를 결심한 지금 생각해보면 퇴사는 100%의 준비가 필요한게 아니라
100%의 용기만 있으면 이뤄질 수 있다.
그러니까 다시말해 2년차때는 100%의 용기까진 없었다는거다.(퇴사사유는 그때도 충분했다)
이글을 읽는 퇴사하고픈 직장인들은 한번 돌이켜봤으면 좋겠다.
내가 준비를 못해서 퇴사를 못하는건지, 퇴사할 용기가 없어서 못하는건지 말이다.
내가 퇴사의사를 동기들에게 밝히고나면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비슷비슷하다.
그런데 공통적으로 듣는 말은 "부럽다" 였다.
난 그 말이 너무나도 의아하게 들렸다.
부러우면 너도 하면 되잖아, 왜 안하면서 부럽다고만 할까?
근데 퇴사는 100%의 용기로 이뤄진다는걸 깨닫고나서 동기들의 마음을 알아챘다.
그들은 내 용기가 부러웠던 거다.
잘 생각해보자. 내가 퇴사를 못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때문인지. 뭐가 두려운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