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생각해보니 내겐 일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특정 커리어에 대한 욕심도. 돈에 대한 욕심도 없다.
원래 그랬다.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이 내게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어보면 항상 대답을 망설이곤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되고싶은 직업이 없던 나는 그 상황을 모면하려 그때의 아이들이 대강 꿈꾸던 것을 대신 말하곤 했다.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심지어 대학생활까지도 되고싶은 직업은 없었다.
주변 친구들 대부분은 되고싶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부러워서였을까.
나도 무언가가 되어야만 한다고. 특정 직업을 꿈꿔야만 한다는 강박이 내 안에서 나를 계속 괴롭혀왔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조금 인정하게 된 사실은 굳이 커리어를 삶의 목표로 삼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또 내게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워라밸.work와 life의 밸런스. 이 말이 유행처럼 번진지는 꽤 된 것 같음에도 그리 와닿지 않았던 이유는 내게는 life의 비중이 work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 어린시절의 꿈을 잊어버리고 현실을 사는 이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같다.
1. 어떤 직업적 소명을 꿈꾸거나 특정 커리어를 고정하여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2. 안정적이고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 안정적이며 큰 직장에서 오래 일하고 싶다.
전에는 이 두가지 길밖에 보이지 않았었다.
둘다 별로 원하지도 않는데 억지로 가질려 하니 정신이 피로해질 수 밖에.
지금의 내가 내린 답은 이렇다.
사람들은 work와 life를 구분하여 경계선을 긋고 살아간다. 그리 그 중 work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유는 돈 혹은 직업적 꿈이다. 그래서 work를 먼저 정하고 그 work에서 가능한 life들을 선택한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에 입사해 기흥의 반도체공장에서 반도체엔지니어로써 살기를 정한 후
회사 근처에 집을 구하고 여가생활을 즐기고 그곳에서 가능한 취미를 설정한다.( 보통은 골프와 술이다.)
그런데 나는 이 좋아보이기만 한것을 항상 상상하기만 하면 비참해졌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나는 라이프를 더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 라이프스타일이 구현 가능한 것에 한에 워크를 정해야 한다.
예를 들면, 나는 음악,책,옷을 좋아하니 그것들에 둘러쌓여 있는 삶을 원하고 또 세계의 확장이 나의 즐거움이니 나는 다채로운 사람,방식과의 만남을 원한다. 그리고 거기서 발견한 깨달음들을 글로 써내는 것을 좋아한다.
이 라이프스타일을 위해서 워크가 존재해야한다.
따라서 집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이면 좋고 일터도 그래야 한다. 또 정체되거나 B2B업종보다는 빠른 변화흐름 속에 있으며 B2C업종인 것이 낫겠다.
그니까 그동안 나와 반대인 것을 자꾸만 남과 같을려고 억지로 밀어넣다보니 비참함을 느꼈던 것이었다. 참 바보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