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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따구리 Jul 09. 2024

Scene 2. 紫木蓮 자목련 (한시)

sublime love ; 습작 한시



花爛發必多風雨

화발난필다풍우

꽃이 활짝 흐드러질 때 바람과 비는 더욱 짙어지니


淺柢之草愁而㭬

천저지초수서저

뿌리 얕은 풀 한 포기는 수심이 깊어 죽게 생겼구나


居紺園千紅花耿

거감원천홍화경

고요한 절간에 핀 천송이 붉은 꽃과 같던 마음밭이


晩春陰雨渾面鏡

만춘음우혼면경

늦봄 음산한 비에도 쉬이 흐려져 좁은 거울이 되고 마네


今年欗落如義巖

금년란낙여의암

올봄 피던 자목련은 논개처럼 처연히도 떨어지더라니


裂開裂開難自裁

염오열개난자재

괴로운 번민에 마음을 찢기니 자진 또한 어렵겠구나


玉蓮落難上枝與

옥련낙난상지여

제아무리 옥 같은 목련인들 지고 나면 되돌릴 수 없으니


邪戀命則死且生

사련명즉사차생

이어질 수 없는 연이 운명이라면 죽음 또한 살아감과 같네




page 2.  

청춘의 한가운데서 숭고함의 붉은빛을 강렬하게 토해내던 자목련의 화생. 그 저릿하고도 만연했던 마음의 장면.

자목련은 무려 2000년의 세월을 세상과 힘께 하며 매년 봄마다 피어난다. 긴 겨울(저온처리 과정)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꽃봉오리가 생하며, 7일 만에 만개하여  1-2주 상간에 져 버린다. 그토록 고고하고 화려했던 자태가 무색할 정도로 상당히 처참하게 떨어져, 무언가 버거운 마음의 무게를 주체하지 못하고 툭 자결해 버린 듯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이 한시(?)는 필자가 고등학교 시절 쓴 습작이다. 한시의 운이나 글자 간의 연결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그저 자목련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꼭 그를 나의 손끝으로 남겨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한시, 정말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분야 중 하나이다.)

자목련은 마치 나뭇가지에 필사적으로 매달려 서서히 피를 토하고 있는 연꽃의 비참한 환생 같다.
어느 곳에도 뿌리를 내릴 수 없어 결말이 예정된 찰나의 가쁜 숨결을 닮았다.

더 할 수 없이 아름답고 순수하다.
그 순수의 무게가 한없이 슬프고 처연하다.


-write a 漢詩-





•작가 마음 가는 대로 쓴 그야말로 창작 습작이므로 정형화된 한시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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