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쁜 꼬맹이 경주마가 제주에서 과천으로 온 지 이제 두 달인데 곧 다시 여행길에 오르게 됐다. 이번엔 전라북도 장수다.
훈련이 무리였다고는 생각 안한다. 아마 아무도 그렇게는 판단하지 않을거다. 오히려 "뭘 얼마나 했다고?"라는 반응이 나올만한 유한 환경에서, 유한 강도로 운동을 했던게 맞다. 근데도 훈련이 버거웠던 것 같다. 델피니의 컨디션이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다른 아이들에게는 어떤지 몰라도 피니에겐 지금 과천이 힘들다.그래서 결정했다, 장수 육성목장에서의 휴양이다.
피니를 멀리 보내는 게 좋을 리 만무하다.아무리 네비를 찍고 또 찍어봐도 왕복 500킬로 거리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시간엔 어떨까 저 요일엔 어떨까아니, 운전만 여섯 시간이 넘게 걸리는 이 거리감엔 변함이 없다.
그러나 피니는 가야 한다.가서 쉬고, 놀고, 건강해져야 한다.돌아오는 건 그다음 일이다.돌아오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마음을 정하고 나니 오히려 좀 평온해졌다.모두가 같은 마음,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피니가 건강히 달려주길 바라는 것뿐이고, 그를 위해 최선의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얼른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꿈에도 안한다.단지 정말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쉬고 힘껏 달릴 준비가 되었을 때 돌아오길 바랄 뿐이다. 그전에 온다면, 와서 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피니가 너무 힘들어진다.
좋다. 내가 운전 한번 해보지 뭐.
피니야 먼저 가 있어. 엄마가 보러갈게.
다 괜찮을거야. 우린 헤어지는게 아니야.
단 한 번의 훈련도 대충 한 적 없었던 꼬맹이 경주마. 끝나자마자 다리를 절뚝이며 돌아올지언정 매순간 열심히 달렸고 또 달리고자 했다는 걸 우린 다 알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