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임금과 낮은 물가, 타고난 먹을 복의 콜라보
드디어 호주 물가에 대해 글을 적는다.
호주 이야기만 나오면 “거기 물가 비싸다던데..“ 라며
입금 없이 걱정을 빙자한 초치기를 시전 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거기에 사기가 꺾이거나 걱정이 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시기를.
(제발 여기 와서 여행 말고 직접 돈 벌고 생활한 사람만 발언해 주세요..)
나는 널싱홈 실습이 있었던 지난 한 달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주 5일 풀타임 스케줄로 일했고 매일 밀프렙을 들고 다녔기 때문!
한 달 고정 지출 계산
집세 $720(180$/w*4)
식비 $32.27
교통비 $80
총 $832.27
ㄴ 현재 환율 $893 기준 한화 약 75만 원
누가 호주 물가가 비싸다는 소리를 내었는가.
집세 포함 한 달 고정 지출 75만 원,
아직 한국보다 높은 호주 최저 임금 언급도 안 했는데 너무 살만하죠?
호주는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올 7월 1일부터 최저 임금이 기존 $23.23에서 $24.10으로 올랐다. 약 2만 1500원.
나를 기준으로 이야기하자면
주 35시간이 아니라 월 35시간.
호주로 전 세계 인구가 다 모이는 이유,
임금 높고 장바구니 물가 싸고 대자연이 널림.
물론 각자 처한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 개인차가 있다.
내가 한 달 식비, 장바구니 지출 $32.27 가능한 이유
1) 레스토랑 스텝 밀
현재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항상 스텝 밀을 제공해 준다.
다들 손이 큰 덕에 기본 1.5인분을 만들어줘서 거의 두 번을 나눠 먹음.
2) 대형 마트 위클리/마감 세일
내가 가는 마트의 경우, 4시에 마감 세일을 시작하는데
빵이며 과일이며 야채며 고기며 이때 정말 파격적으로 세일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상태가 안 좋은 것도 아니라서 거의 매일 지나가다가 뭐 있나 둘러보는 편.
그런데 굳이 마감 세일을 이용하지 않고 정기적인 위클리 세일만 이용해도 알뜰하게 살 수 있다.
호주는 모든 대형 마트에서 매주 품목을 바꿔가며 반값 세일을 하고 앱으로 미리 카탈로그를 뿌리는데
이번주에 세일을 놓쳐도 다음 주에 다른 마트에서 세일을 하기도 하고 정말 자주 주기가 돌아온다.
3) 타고난 먹을 복, 아니 인복
정말 여기저기서 먹을 게 생긴다.
마감하면서 인사만 하던 사이였던 레스토랑 옆 케이크 샵에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빅 사이즈 케이크를 한 판 씩 가져다주시질 않나
널싱홈 키친 셰프님도 생선 필레 좋아한다니까 한 박스를 따로 챙겨 주시질 않나
머핀에 아메리칸 쿠키에 주시는 게 너무 많아서 밀프렙의 필요성을 못 느꼈을 정도였달까.
게다가 어디 가서 뭐 먹고 맛있으면 take away 해주는 친구도 있고
내가 커피라도 사는 날에는 케밥 같은 스낵이라도 손에 쥐여서 보내주는 친구도 있고
집에서 빵이나 케이크 만들어서 나눠주는 친구도 있고
당장 살고 있는 셰어 하우스에도 바나나 브레드랑 초콜릿은 항시 있으니 정말 냉장고가 빌 틈이 없다!
사람들이 나만 보면 먹을 거를 주는 놀랍고도 기이한 현상.
오죽하면 한국에 있는 친구가 거지꼴로 하고 다니냐고
도대체 어떻게 하고 다니길래 그러냐고 하는데,
생각해 보니까 타고난 먹을 복도 먹을 복이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로 가득한 인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제발 한국 임금과 호주 물가를 비교하면서 (무논리 of 무논리)
호주 물가 비싸다고 주장하는 멍청한 발언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임금 대비“ 극한의 물가와 극한의 스트레스인 한국
나라의 80프로 이상이 중소기업인데 월급 진짜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이 물가에..
참, 다만 호주는 외식이 비싸다.
임금이 높기 때문에 사람의 서비스가 들어가면 비싸지는 건 당연한 논리.
하지만 친구들 여럿이서 그룹으로 나가서 나누어 내면 또 얼마 안 하고
일단 한국에서 집순이는 외국에서도 집순이이기 때문에.. 유노왓암생?
어쨌든 프로 불편러들은 신경 쓰지 말고
호주에서 모두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