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위해 수집가가 되자
읽기보다 쓰기가 먼저다.
그동안의 통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쓰기는 읽기 다음에 일어나는 발달 능력인 줄 알았다. 남의 것을 많이 읽고 육화 시키면 자동적으로 내가 쓰고 싶은 단계에 들어선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 고정관념을 몬테소리 박사가 깬 것이 아닌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는 듯했다. 뭔가를 써놔야 읽을 것 아닌가. 읽기부터 배운 다음에 쓰는 것은 인류의 발전과정과도 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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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글쓰기 강화책에서도 우선 많이 읽어야 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독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다독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글 쓰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일상생활하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고 어디서 글을 쓴단 말인가. 무턱대고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말에 글쓰기 예비 지망생들은 기가 죽어 지레 포기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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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가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많은 분야의 책을 읽을 일이 있었을까? 아마도 내가 좋아하는 소설만 읽었을 거다. 이 말은 쓰는 습관을 가질 때 비로소 읽을 필요도 생긴다는 의미다.
- p12~13, 내 하루가 글이 된다면, 고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