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머물렀던 자리

by 김성희

"눈물을 흘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왜냐하면

눈물을 흘리는 눈은

진실을 볼 수 있고

눈물을 흘리는 눈은

삶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osho-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에

긴 시간이 필요해도

느리더라도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가졌으면 한다


애써 피하려고 해도

그 슬픔은 피할 길도 없으며

없던 일들이 되는 일도 아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그 어떤 것들도 끝은 있으니

아무리 슬퍼도 그 슬픔이 평생 가지는 않을 테니


몇 년 동안의 괴로움과 슬픔이 겹쳐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엄마가 생각나면 생각나는 대로

눈물이 나면 나는 대로

그리워지면 그리움에 잠못이루어도

나는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하여

그 이후에 내게 남은 것은

슬픔은 사라지고 엄마의 아름다운 사랑과

그리움과 연민과 삶에 대한 재정의였고

무엇보다 엄마는 내게 외로움을 함께 견디며

힘이 되어줄 언니를 곁에 두고 가셨다


엄마가 떠난 그 자리에

엄마처럼 더 가까이 다가온 언니

이제 내 두 번째 고향인 듯

영월의 언니는 엄마의 품처럼 내게 머물고 있다


슬픔이 머물던 자리에

엄마가 내게 남겨준 선물 중

또 하나를 찾게 되었다

엄마는 내게 언니이자 엄마이자 친구 같은

존재를 내 곁에 소중한 유산을 남기고 가셨다는 것을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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