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대한민국-양재천 매헌 시민의 숲 (구 양재 시민의 숲)
우리는 꽃을 보러 가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때는 겨울인지라 화사한 꽃을 보기 위해 양재 꽃시장에 갔다.
그런데 꽃시장에 도착하여 보니 정기 휴무일이어서 모두 문이 닫혀 있었다.
그날은 다섯 번째 일요일이었는데 다섯 번째 일요일에는 지하의 한쪽 상가를 빼고는 모두 문을 닫는다 한다.
우리는 잠시 문이 열린 지하상가를 돌아보고는 꽃시장 뒤쪽으로 흐르는 여의천으로 나갔다.
여의천 천변로는 경관이 멋진 산책길이었는데 이곳을 걸으며 건강을 지키시는 분들이 많아 보었다.
천 건너편에는 잘 조성되어 있는 공원이 보였다.
어~ 혹시 저곳이 양재 시민의 숲인가? 하고 추측성 질문을 던졌는데
다리를 건너 표지판을 보니 정말 그곳이 시민의 숲이었다.
양재 시민의 숲은 우리가 20대일 때 자주 찾고 또 머물던 우리의 쉼의 공간이었다.
너무 반가워서 옛 추억을 소환하며 편안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글을 쓰며 조사하여 보니 이곳의 이름이 양재 시민의 숲이 아닌 매헌 시민의 숲으로 바뀌어 있었다.
왠지 서운한 맘이 드는 건 너무 많이 흘러 버린 세월이 느껴졌기 때문인 건가....
매헌 시민의 숲(구 양재 시민의 숲)은 서울특별시 서초구 매헌로 99에 위치해 있는 공원이다.
매헌로를 사이에 두고 북측과 남측으로 분리되어 있다.
북측에는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과 윤봉길 의사 동상,
야외무대와 테니스장, 어린이 놀이터와 바닥 분수 등이 있고
남측에는 삼풍백화점 참사 위령탑과 대한항공기 버마상공 피폭 희생자 위령탑 그
리고 유격백마부대 충혼탑과 우면산 산사태 추모비가 있다.
그 밖에도 공원 내에는 여러 야외운동장시설과 산책로,
피크닉과 공연 장소가 있어서 시민들이 산책하고 이용하기 좋다.
시민의 숲이지만 사실 서울 시민이 아닌 이웃시민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
양재 시민의 숲은 86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의 관문인 양재 톨게이트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자 조성되었다.
그리고 2022년 10월에 매헌 시민의 숲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그 이유는 공원 안에 있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과
주변에 매헌교, 매헌초, 매헌로 등 윤봉길 의사의 호를 따서 지어진 시설들이 늘어남에 따라
일관성이 있도록 공원의 이름도 매헌 시민의 숲으로 변경을 하였으며
매헌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시민들에게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곳엔 곳곳에 표지판이 잘 세워져 있었다.
우리가 이곳에서 제일 먼저 만난 탑은 대한항공 858편 위령탑이다. 이 탑은 1987년 11월 29일 발생한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의 희생자 115명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 양재동 양재시민의 숲에 세워졌다. 이 위령탑은 1990년 11월 29일에 제막되었으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표지판을 잘 따라가는 길은 운치 있는 길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쉼과 힐링을 가질 수 있는 곳이었다.
유격백마부대 충혼탑은 서울 서초구 양재시민의 숲에 위치한 기념탑으로, 6·25 전쟁 당시 비정규군이었던 유격백마부대원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992년 7월 15일에 건립되었다. 이 충혼탑은 높이 8.7m의 화강석 석탑으로, 탑신에는 1953년 10월 25일 인천 용유도 왕산해수욕장에서 사령부를 설치 후 촬영한 부대원의 사진이 새겨져 있다. 유격백마부대는 1950년 11월 22일 평안북도 정주군과 박천군 일대에서 활동하던 청년들과 오산학교 학생들이 청주군 길산면 번저리에서 조직한 부대로, 적 후방에서의 기습 작전과 정보 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큰 공헌을 세웠다. 이 충혼탑은 이러한 유격대원들의 희생과 용기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그러므로 이곳은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장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이곳엔 의미 있는 탑들이 많이 있는데
탑의 앞에 다다르면 마음이 숙연해졌다.
우리는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유족들을 위한 기도를 했다.
이날은 햇살이 참 고운 날이었다.
숲을 거니는데 그 길에는 감성이 가득하였고
걷는 내내 우리의 마음이 차분해졌다.
이 나무는 너무 신비해서 고이 사진으로 담아 왔다.
잘려진 나무에 새로이 생명이 자라났다.
조금 더 걸어가니 너무나 아름다운 숲이 만나졌다.
곧게 뻗어 오른 나무들과 금빛 반짝이는 낙엽들~
빛나는 햇살과 선선한 바람들~
나무를 중심으로 어우러진 이들이 자연의 숲을 이루니
참으로 귀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한참을 우리는 이 공간 속에서 치유의 시간과 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 양재시민의 숲(현 매헌시민의 숲)에 세워진 삼풍백화점 참사 위령탑은 사고 현장으로부터 약 5km 떨어진 양재시민의 숲에 위치해 있으며, 1997년 사고 발생 2주기를 맞아 세워졌다. 위령탑은 이화여대 김봉구 교수가 제작하였으며, 사고로 희생된 502위 영령을 위로하고 앞으로 이런 참사가 없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아 건립되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유족들의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차분한 마음으로 이곳 매헌 시민의 숲 남측 산책길을 걸었다.
다음에는 매헌 시민의 숲의 북측 산책로도 다녀와야겠다.
우리의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매헌 시민의 숲~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와서 역사와 자연에 대해 배우고 또 이야기하며
좋은 추억의 시간을 만들고 싶다.
세월이 묻어나는 이곳에서의 오늘도 참 감사하고 행복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