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반짝이고 있을 오늘을 위해
호주에 온 지 일주일이 되었다. 오늘로 정확히 7일차다. 당연하게도, 호주에 왔다고 해서 뭔가가 엄청나게 변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안하다.
일주일 간은 정말 정신 없이 지냈다. 어제가 거의 처음으로 '뭐해야 되지'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를 보낸 날이었다. 집을 구해야 되는데 마음에 드는 집은 없고, 임시숙소는 은근 불편한 것 투성이라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집을 얻어야 안정될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조급했고, 하지만 조급한 마음에 하는 것들은 언제나 실수투성이임을 알기에 나 자신을 달래느라 바빴다.
그 와중에 아무 생각 없이 월요일부터 어학원을 등록해둬서 낮에는 어학원을 다녀오고, 오후에는 집을 보러 다니고, 저녁에는 집을 찾아보고. 이 생활을 목요일까지 반복했다.
이것이 수요일 연재를 못한 변명이라면 변명이다. 그러다가 다행히 목요일에 보러 간 집이 마음에 들어 바로 계약을 했고, 어제 이사를 했다. 캐리어 2개의 단촐함이니 이사보다는 이동이 나은 단어 선택일 듯 하다.
집을 얻으니 확실히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급하게 꺼야 할 불들은 모두 끈 느낌이랄까. 이제는 진짜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해나갈 것들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행해 나가면 될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은 임시숙소의 많은 것들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점.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일 있고,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들 수 있는 장소가 되었을 것 같은데, 집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숙소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노트북 앞에서 보냈다. 그러다 보니 룸메들과 대화한 것 빼고는 거의 대화를 못해봤다. 프로그램들도 매일같이 참여하리라 다짐했으나 하나도 참여하지 못했다. 헬스장도 꼭 이용해 보겠다 다짐을 하며 운동복들을 꺼내뒀었지만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다.
그래도 어학원을 다녔기에 거기서 친구들이 조금 생겼다. 재밌었던 것은 지금 결정한 이 집을 보러올 때 어학원에서 친해진 일본 친구들이 심심하다며 같이 집을 보러 왔던 것. 귀엽고 밝은 친구들이라 즐거운 인스펙션(집 상태를 보러 직접 가는 것을 호주에서는 인스펙션이라 한다.)이 되었다. 생각지 못한 이벤트는 가끔 즐거움으로 다가오고는 한다.
호주에 와서 느낀 것은, 항상 생각하긴 했지만, 나는 꽤 운이 좋은 편이고 적응을 참 잘한다는 것이다. 어딜가도 살아남을 것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헤매긴 했지만 결국 마음에 드는 방을 얻었고, 임시숙소에서 만난 룸메들과 어학원에서 만난 친구들 모두 하나같이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난 이 곳이 꽤나 마음에 든다. 눈이 마주치면 웃으며 인사해주고, 뭔가 여쭤보면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다정함과 따뜻함이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비록 어제, 오늘은 흐리고 비가 오지만 맑고 예쁜 하늘까지. 어쩐지 이 낯선 도시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동시에 돌아가려면 멀었지만, 돌아가고 나서 많이 그리워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삶은 언제나 불확실하다. 그렇기에 불안하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절대 확실할 수 없다. 어떤 확신이 있더라도 100%는 없다. 그것이 현재를 소중히 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미래가 되어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현재를 만드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내 인생은 헤매겠지만 꽤나 마음에 드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언제나처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믿음을 가지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 뿐이다. 나의 휴직은 어떤 결론을 내지 못하더라도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방식을 정해나갈 수 있는 날들이 될 듯하다. 그런 묘한 확신이 들었다.
Life is a journey, just enjoy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