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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여행] 이븐하게 익었네요

Sabaidee!

by viajera 비아헤라

3일간 풀어놓은 짐과 늘어난 짐들을 캐리어에 단단히 챙기고 체크아웃을 했다. 마지막으로 숙소를 눈에 담고, 인드라이브를 불렀다. 수락할 때는 몰랐는데 또 어제의 초보기사였다. 이것도 인연이라 그의 차를 타고 가면서 마지막 인사라도 할까 싶었는데, 우리의 초보기사는 한 포인트에서 움직이질 않아 한참을 기다리다 그냥 취소를 했다. 금세 다른 드라이버가 잡혀 올드타운으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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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위순나랏 앞에서 커다란 캐리어 두 개와 함께 내렸다. 사원에 들어가기 전 먼저 복장을 점검했다.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가방에서 랩 원피스를 꺼내 롱치마처럼 허리에 두른 복장으로 예의를 갖춘 후 사원으로 들어갔다. 사원은 생각보다 뜰이 엄청 넓고, 곳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먼저 무거운 캐리어를 뜰 한편 벤치에 잠시 세워두고 홀가분한 자유의 몸으로 돌아다녔다. 이곳은 특이하게 사원 안에 기념품샵이 있어, 내려쬐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 감자씨는 모자를 샀다. 커다란 석탑을 먼저 구경했다. 이 탑은 사리탑이라고 하는데 형태와 문양이 독특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하니 구글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입장료가 있어 입장료를 지불하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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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안에 들어서니 압도적인 크기의 거대한 불상 앞에 서양인이 엄숙하게 앉아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기도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까치발을 들고 최대한 조심조심 발걸음을 내딛으며 사원 내부를 둘러봤다. 탑도 불상도 장대하지만 투박하고, 조형물이 많지만 무심하게 툭툭 나열해 놓거나 정리가 덜 된 채 잡동사니 같은 물건들과 뒤섞여 있기도 했다. 지금까지 본 관광지 같은 사원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알고 보니 왓 위순나랏은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고 한다. 부지는 넓지 않지만 쉼터가 곳곳에 있어 지역민들이 편하게 드나드는 공원 같은 쓰임새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유명한 다른 사원들보다는 소박하지만 정감 있는 매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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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건너 뱀부 가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감자씨는 새우볶음밥과 수박주스, 나는 치킨팟타이와 빠질 수 없는 비어라오, 그리고 곁들여 먹을 모닝글로리를 시켰다. 팟타이를 한입 먹었을 때 눈이 번쩍 뜨이며 깜짝 놀랐다. 향신료도 강하지 않고 정말 맛있었기 때문이다. 라오스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흑백요리사를 보지 않았지만 유행어를 빌리자면, 팟타이에 들어간 면과 고기, 채소가 이븐하게 익었고 간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적당했다. 모닝글로리도 채소의 익힘 정도를 중요시 여기는 흑백요리사의 안성재 셰프가 와서 먹어봤어도 모닝글로리의 익힘 정도가 적당하다며 감탄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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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감탄을 하며 게눈 감추듯 먹다 보니 고양이가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테이블 밑에 앉아 애처로운 눈빛을 발사하며 올려다보았다. 처음엔 마냥 귀여웠는데, 식사하는 내내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부담스러워졌다. 더군다나 함부로 줬다가 탈이 날까 봐 음식을 쉽사리 줄 수도 없어서 더 안타까웠다. 그렇게 한참을 망부석처럼 나를 주시하고 있던 고양이는 다행히 내가 체하기 전 다른 테이블로 위치를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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