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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 사람이 나쁜 거였다

by 김현정

내가 모자란 것이 아니었다. 그건 그 사람이 나쁜 거였다.

같이 사업을 하자고 이야기하고

같이 사업을 하면 알아서 다 한다고 해놓고서는

시작하자마자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기본적인 행정업무를 묻는 것도

10개월이 지나서 이제 내가 가르쳐줄 때가 되었다고

하고는 가르쳐주는 척, 사람 환장하게 만들었고,


내가 모자란 것이 아니었다. 그건 그 사람이 나쁜 거였다.

기본적인 행정업무를 묻는 것도(실질업무 진행상 가장 기본)

10번 이상 물었으면 알았을 건데, 매일 물었으면 기억했을 건데

그러면서 그 서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겨우 7일 근무밖에 안 한 직원은, 초보 직원에게는

내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노인들을 이해시키려고, 공적 기본 서류를 하나도 안 하고 있어서

내 앞에서 어느 날 어느 시간에 갑자기

스스로 가르친 그는

시키려고 가르쳤다고 하면서 운영자인 나에게는

의부증이다. 질투심이다라고 나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을 하는 것도, 사람 환장하게 만들었다.


내가 모자란 것이 아니었다. 그건 그 사람이 나쁜 거였다.


내가 모자란 것이 아니었다. 그건 그 사람이 나쁜 거였다.

공적인 업무로 잠깐 나갔다 오는 줄 알았는데

지극히 사적인 볼일을 보고 왔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

바람 쐬고 왔다고 한다. 한 달 동안 사람을 안 만나서

공적인 업무로 볼 일 보러 간 줄 알았다 하니

믿은 니가 바보다, 어처구니없게 책임전가를 한다.


내가 모자란 것이 아니었다. 그건 그 사람이 나쁜 거였다.

나 스스로 이 사업에 필요한 갖가지 법들을 공부하고 익히고

외웠다. 그의 무지막지한 발언 하나하나에 법으로 대응했다.

그러니 꼬리를 내린다. 말 한마디 못한다.

드디어 나는 우습지 않은 여자가 되었다.

내가 더 이상은 바보가 아님을 증명시켰다.


내가 모자란 것이 아닌 것을 알기까지 4년이 걸렸다.

내가 정상임을 증명시키는데 4년이 걸렸다.

그리고 나는 보란 듯이 일어났다. 그래서 그는 나를

백조인 줄 몰랐다고 뜬금없이 불쑥 나왔다. 착한 나는

그 말로 큰 위로를 받았다. 착한 게 사람의 도리인가.


옛 선인들이 오늘날까지 해주시는 말

착하게 살아라, 바르게 살아라.

오늘날은 그게 제일 어려운 말이다. 오죽하면

면접에서도 인격이 제일 큰 재능이라고 할까.


사람의 도리를 배우는 게 익히는 게 제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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