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남자가 좋다처럼 꾸미는 여자가 좋다

by 김현정

개성시대


개성시대이다 보니, 안 이쁜 사람이 없다. 또 안 멋진 사람이 없다. 내가 사는 지방 도시에는 내가 배우고 싶은 게 잘 되어 있지 않아서 나는 근교의 큰 도시에 가서 배우고 있다. 한 곳에서 시간을 아껴가며, 학교처럼 몇 과목을 수강할 수가 있어서 문화센터에 가서 수강하고 있다. 주로 가차를 애용하는 데 기차역이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5분 정도에 있다. 자가운전이면 신호에 걸리지 않으면 5분, 신호에 걸리면 10분 남짓, 바쁘게 걸으면 15분~20분 남짓, 내가 걷는 속도로 걸으면 20~30분 정도다. 중간에 신호등이 많이 있다.


차를 타고 창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 기차역에서 보이는 사람들, 기차 안에서 보이는 사람들, 문화센터 갈 때까지 걸으면서 보이는 사람들, 문화센터 안에서 보이는 사람들, 텔레비전에서 보이는 사람들, 못난 사람들이 없다. 다 예쁘고 멋져 보인다.


보이는 시각화 매체가 발달한 현대에 살고 있어서, 또 마음만 먹으면 관심만 있으면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아이쇼핑을 하면 자신의 취향대로 자신이 갖고 있는 금액대로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사회에 살아서 다 예쁘고 멋지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지나치게 애지중지 가꾸는 분들이 계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을 깨끗이 청소하고 가꾸고 예쁘게 인테리어 해서 살면 참 좋다. 그런 공간은 행복한 마음을 선사해 준다. 그런데 지나치면 병이 든다. 온몸이 아프게 된다. 관절에 무리가 가게 된다.


내가 사업했었던 곳에서 만난 어르신들, 문화센터에서 고급 취향으로 시간과 공간을 여유 있게 누리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다 늙었는데, 다 늙어서 뭔 차이가 나냐? 그러실 수 있는데, 몸을 관리하신 분들은 일단 자신의 일상생활을 무리 없게 한다. 이게 참 중요한 문제이다. 몸을 아끼지 않고 지나치게 청소와 빨래 등 육체적인 노동에 시간을 많이 쓰신 어르신들은 관절염으로 고생을 많이 하신다. 무릎관절염, 손가락 관절염, 허리에는 협착증, 통증 고통으로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은 주로 통증 감소 약을 많이 드시는 데 주로 이런 약들은 위에 부담이 되어서 내과도 많이 다니신다.


그래서 나는 중년 여자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청소와 빨래 같은 육체적인 노동의 시간을 적당히 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대신에 운동하는 남자들처럼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도 좋고, 스트레칭 체조도 좋고, 춤도 좋다. 또 자신을 꾸미는 데에 시간을 조금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금방은 표 나지 않지만 60대 이후, 특히 70대 이후는 표가 많이 난다. 일상생활에서 표가 많이 난다. 얼굴이 경직되어 있지 않고 환하고 밝다. 아무래도 자글자글한 주름도 적고 검버섯도 적다. 어떤 어르신이 있었다. 유독 검버섯이 얼굴과 팔에 많았다. 이 어르신은 이 검버섯 때문에 항상 속상해하시고 팔을 내보이지 않으려고 한여름에도 긴 옷만 고집하셨었다. 젊을 때는 신경 쓰지 않고 살았던 게 나이가 들면 또 늙어지면 보이는 것도 생기고 또 거슬려지는 것도 생기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들어서 늙으면 다 그렇지. 늙으면 다 똑같아. 뭐가 문제냐? 대수롭지 않다, 나는.

안 그렇더라. 내가 만났었던 어르신들은 대개 이런 문제들이 있었다. 남자 어르신들은 전과 다르게 내 몸이 둔해져서 좋아했었던 운동과 사회생활을 못하는 것에 답답해하시고 언짢아하시고 우울해하셨었다. 여자 어르신들은 옆자리에 얼굴이 하얀 어르신들, 주름이 적은 어르신들을 보면서 속상해하셨다.


공통적으로 다들 부러워했던 점은 <아무렇지 않게 일자로 똑바로 걷는 것>을 제일 부러워하셨다. 무릎 안 아프고 잘 걷는 것, 그걸 제일 부러워하신다. 자신의 두 다리로 화장실에 가는 것을 제일 부러워하신다. 자신의 두 팔과 손으로 차 문을 열고, 닫고 식사하고 강사들의 율동을 따라 하고, 색칠을 하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부러워한다. 나도 젊을 때 몸을 좀 아낄 걸, 너무 막 썼어. 그때는 먹고 사느라 몰랐지. 그땐 다 그랬어.


요즘의 중년 여성분들은 지금의 어르신들과는 다르다. 훨씬 많이 배웠고, 정보도 많이 노출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 나는 몸을 조금 아꼈으면 한다. 적당히 썼으면 한다. 늙으면 고생한다. 관절염이 제일 무섭다. 고령화시대에 내가 쓸 돈도 준비하고 해야겠지만 좀 길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몸을 적당히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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