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방에 정신 차린 그.
자신의 아내를 고소한 그녀의 주변 인물들 중, 한 명, 내가 만난 그녀에게 상황이 어떻게 해서 그렇게 돌아가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 남편이 땡땡이에게 전화를 했었다. 나는 옆에 앉아 있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앳된 말,
"딸 같은 저한테 왜 이러세요? 둘이 싸웠어요? 저는 ○○○님이 더 무서워요."
이 한 방의 말에 그는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그에게 은혜를 배신으로 갚았다.
그는 한참 후, 산책을 하고 돌아오던 중에,
"이번 일로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가족뿐이다. 당신뿐이다."
그런 말을 했었다. 그도 충격을 받았나 보다. 자신의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아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다.
이런 문제의 일들이 생기고 난 후, 나는 그의 말이 떠올랐었다.
그 문제의 그녀와 직장에서 같은 업무를 하고 있었을 때,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는데 그는 난데없이 나에게
"나한테 관심을 좀 가져줘."
지나가는 말로 한 그 말이 왜? 일까? 스쳐 지나가듯이 문득 떠올랐었다. 아무 문제가 없는 평온하고 조용하고 잘 지내는 평화로운 시절이어서 그냥 가벼운 농담으로 들었었다.
땡땡이는 입사 후, 사람들에게 돌렸다고 한다. 이 땡땡이를 좀 신경 써주라고 최고 상관에게 부탁을 받았다고 했었다. 그는 이 땡땡이가 입원했을 때 직속 상사로부터 억울한 상황에 처한 딱한 사정을 듣고 그녀가 따로 부탁을 한 것도 아닌데도 무슨 정의로움으로 최고 상관에게 가서 그녀가 지금 딱한 사정에 처해 있다고 대변인 역할을 자처했었다고 한다. 그 이후, 직장에서 그녀와 가깝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문제의 그녀와 땡땡이, 하얀이와(남편 말로 피부가 유독 하얗고 조용한 여직원) 이렇게 4명이 가깝게 지내면서 따로 사적회식을 하면서 직장에서 잘 지냈다고 한다. 직장에서 그들의 자리도 4명이 바로 옆에 앞에 이렇게 가까이, 늘 함께였었다.
그리고 문제의 그녀는 4명이 사적회식을 한 그다음에는 일대일로 그에게 카톡을 하여서 따로 만났었다. 카톡의 기록이 그랬었다. 내가 최초로 본 그 새벽에 본 내용들, 그 내용들을 남편에게 이 내용이 무엇이냐고 추궁했을 때, 남편은 펄쩍 뛰면서 "들켰다"라는 말을 써가면서 모든 사진, 대화 내용을 다 삭제했었다. 그 새벽에.
말과 행동들이 의혹적이었다.
그들 4명이 사적 회식으로 만난 장소, 식당에 대해서 물었을 때 문제의 그녀의 대답과 그의 대답은 일치하지 않았다. 바로 내 사업장 맞은편 식당에서 그들 4명이 저녁에 만나서 식사를 하고, 생일케이크에 촛불을 켜두고 너구리 머리띠를 하고 손뼉을 치고 환하게 웃고 있을 때 나는, 내가 가장 아파서 물 한 모금도 못 먹고, 화장실조차도 가지 못할 정도로 온몸이 굳은 것처럼 널브러지게 누워서 눈물을 삼키면서 통증으로 고통을 겪을 때 그들은 그렇게 웃고 떠들고 놀고 있었다. 남편이 원했었던 그 사업장 일은 육체적 노동이었다. 나는 그를 위해서 일을 하다가 몸져 누웠는데, 남편은 그들 4명이 즐겁게 웃고 행복해한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온 것을 보고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그런 답변을 보내었다. 나는 기가 막혔었다.
그 식당을 남편은 생각이 안 난다. 아주 먼 동네, ○○에서 만났다고 거짓말을 했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제삼자가 필요했었다. 그래서 만난 그 땡땡이는 상담에 대한 비밀유지 서약을 어겼다. 그리고 인간적으로도 비밀에 대한 유지 서약을 어겼고, 진실이 아닌 거짓을 일러바쳤었다. 아니면 진실을 이야기했는데도 문제의 그녀가 거짓을 선택했는 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때 무고죄로 고소했더라면 어땠을까? 오랫동안 힘들었다. 형사가 무고죄로 고소하면 일이 커진다. 그렇게는 하지 마세요. 나는 순진했었다. 처음 겪은 일이었고, 누구에게도 말하기가 자존심 상했었다. 내 남편의 여자(남편 말로는 아는 여직원, 지인 같은 여자다. 남편의 지인들을 아는데, 그 여직원처럼 그런 문제를 만든 사람은 없다.) 문제로 내가 이런 일까지 겪게 되었다고 알려지는 게 자존심 상했었다. 내 남편이 나에게 얼마나 잘했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알려지는 게 나는 자존심 상했었다. 그때 가까운 사람들에게 의논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판단이 더 나를 위한 것이었는지?
나는 사업장이 문제가 되는 것이 겁이 났었다. 32년 명예퇴직하고 다 쏟아부은 사업장, 개원하고도 빚더미가 쌓였던 사업장, 대학 졸업하고 이 사업장에 와서 일할 아들, 나는 이 사업장과 그가 남의 입방정에 오르는 게 문제가 되는 게 싫었다. 지금은 사업장이 안정이 되었지만 그때는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지금 정도라면 지금의 상황이라면 그런 일들이 만약 생겼다면 나는 그 일과 연관된 모든 그들을 무고죄로 고소했을 것 같다.
그랬다면 마음에 멍울이 생기지 않았을까?
이 세상에는 나보다 더 억울한 사람들도 많겠지만 억울한 것은 그리고 부당한 것은 참기가 힘들다.
남편은 매일 사랑한다고 고백을 한다.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닌 것을 안다. 그렇다면 그 4년은 무엇이었을까?
법에는 그런 게 있더라. 의혹을 주는 행위도 상대 배우자에게 잘못에 대한 책임의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진실은 나와 남편, 우리 부부는, 우리 가족은, 우리 가정은 그 문제의 그녀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내가 모든 것을 덮어주고 쿨하게 넘어갔더라면 나는 어땠을까? 아마 지금보다 더 남편을 의심하고 같이 살아도 마음 한 구석에서 이를 갈며 분하게 살지 않았을까? 나는 내 방식대로 했었다. 그게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