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아,” 용왕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고맙구나. 네 덕분에 내 몸이 회복되었다.”
거북이는 허리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폐하,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며 용왕을 쳐다봤다. “사실, 제가 드린 것은 토끼 간이 아니었습니다.”
용왕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더니, 곧 껄껄 웃으며 말했다. “알고 있다, 거북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몸이 나았다는 것 아니겠느냐? 네게 큰 상을 내리겠다.”
거북이는 놀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폐하. 그러나 저를 도와준 자가 있습니다. 그에게도 큰 상을 내려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용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럴 것이다. 하지만 너 역시 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거북이는 그 말에 기쁨을 느낀듯 보였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거북이는 용왕에게 무언가 위화감을 느낀 듯 했다.
거북이는 용왕을 바라보며 머뭇거렸다. 거북이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폐하, 눈동자가 언제부터 네모나셨는지요?”
용왕은 잠시 웃으며 대답했다. “책을 많이 보다 보니, 눈이 네모나게 변했구나.”
거북이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거북이는 무언가 의구심을 품은 듯했다.
“폐하, 한낮인데 방이 참 어둡습니다. 마치 검은 연기가 가득 차 있는 듯합니다.” 거북이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용왕은 대답했다. “내비두거라, 그건 내 몸에서 독소가 빠져나오는 중이니.”
거북이는 또다른 좋지 않은 징조를 깨달은 듯 했다.
“폐하의 처소인데, 방 안에 끈적이는 것이 가득합니다. 바다의 청소부들을 불러서 치우도록 하겠습니다.”
용왕은 그 말을 듣고 껄껄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는 메아리치며 방 안을 울렸다. 그 웃음소리가 마치 벽과 천장을 쓸고 지나가는 듯했다. 그 소리에 거북이는 한 걸음 물러섰다.
"폐하..."
그의 피부가 떨리며 차가운 공포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거북이가 용왕을 두려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을 때, 용왕의 얼굴이 갑자기 이상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 웃음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피부가 갈라지며 쪼개지기 시작했다.
용왕의 얼굴은 마치 가면처럼 두 쪽으로 벌어졌고, 그 순간, 용왕의 몸도 빠르게 변형되었다. 그의 신체는 거대한 문어로 변하며, 촉수들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그 안에서 새끼 문어들이 튀어나오며,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촉수는 미친 듯이 휘몰아치며 거북이를 덮쳤다.
거북이는 그 촉수들에 휘말려 버둥거리며 몸을 빼내려고 했지만, 문어의 새끼들이 그의 등껍질 위로 기어오르며 그의 온몸을 뒤덮었다. 끈적한 촉수와 함께 새끼 문어들이 거북이의 몸에 붙어 그를 감싸는 모습은 말 그대로 끔찍했다. 거북이의 눈이 커지며 절망적으로 외쳤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조차 변형된 모습에 묻혀버렸다. 그는 더 이상 거북이처럼 보이지 않았다.
심청은 그 장면을 물기둥 너머로 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공포로 가득 찼다. 거대한 문어로 변한 용왕과, 그의 촉수에 덮여 버린 거북이의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함이었다. 심청의 심장이 두근거렸고, 그녀의 손이 떨렸다.
물기둥 속 연기는 계속해서 흘러갔다. 용궁의 물고기 신하들의 모습을 하나씩 훑었지만, 이제 그들은 원래의 물고기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가운데, 변형된 거북이가 입을 열었다.
“어머니, 저희가 먹을 음식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바다 아래에는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습니다. 바다가 백화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 용왕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다음으로는 육지로 가야겠지. 그러나 그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인간의 모든 것을 연구하고, 그들의 삶을 따라하도록 하여라.”
이제 심청의 눈앞에는 물 속에 빠진 한 여자 아이가 보였다.
아이의 몸이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고, 그 주변을 문어의 촉수가 휘감고 있었다.
심청은 숨을 죽이고 물기둥을 응시했다.
물에 빠진 선원의 모습이 나타났다.
문어는 물속에서 그를 끌어내리고 있었다.
물기둥은 인당수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재생해나갔다.
그때, 심청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고정되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어머니였다. 심청의 어머니가 문어들의 촉수에 휘말려 끌려가고 있는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심청은 충격과 공포로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녀의 어머니가 용궁의 괴물들에게 잡혀가는 장면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믿을 수 없었다.
가슴이 터질 듯한 고통이 심청을 엄습했고,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조개껍데기를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