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히 중편소설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달라딘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나를 몰라딘, 네가 속했던 세계로 보내 줘.
그곳에서 나는 너를 대신해 알라딘으로 살겠어.
램프의 정령, 지니와 함께 말이야."
옆에서 듣고 있던 자니가 말했다.
"쉽진 않을 거야. 몰라딘이 떠나온 세계에서 램프는 이미 마법사의 손에 들어가 있어.
그러니 달라딘, 너는 마법사가 램프를 발견하기 이전의 시간대로 가야 해."
달라딘은 깊이 생각한 후 결심했다.
그는 야망으로 가득 차 있었고, 지니를 찾아내 불사의 존재로 거듭나기를 원했다.
"그럼, 램프는 어디서 찾을 수 있지?"
달라딘이 물었다.
".....
램프는 누군가에게 관찰되기 전까지는 매초 위치가 바뀌어.
하지만 반드시 램프를 닮은 지형에서만 발견될 수 있어.
입구가 좁고 속이 넓은 동굴 같은 곳 말이야."
자니가 설명했다.
"램프를 닮은 곳이라……."
달라딘이 중얼거렸다.
"자, 그럼 공주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가도록 해."
자니가 말했다.
그러나 달라딘은 고개를 저었다.
"작별 인사는 하지 않아.
공주를 잘 부탁해, 몰라딘."
달라딘은 마지막으로 몰라딘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 순간, 그의 옷 앞섶이 천천히 뒤집혀 올라가더니, 온몸을 감쌌다.
앞섶이 완전히 뒤집혔을 때, 달라딘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그의 옷만 바닥에 남아 있었다.
"내가 세계를 바꿨을 때에 비하면, 꽤 얌전한 이동 방식이네."
몰라딘이 중얼거렸다.
"논리적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킨 거야."
자니가 설명했다.
몰라딘은 여전히 기절해 있는 공주를 조심스레 방 안으로 옮겼다.
그리고 공주가 깨어났다.
공주는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재미있는 꿈을 꿨어요."
몰라딘은 조용히 공주를 바라보았다.
"나는 당신을 동경하기만 하는 삶을 사는 꿈을 꿨어요."
한편, 달라딘은 알라딘의 세계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오랜 시간 램프를 찾아 헤맸다.
그러나 정확한 공간과 시간을 알지 못한 그는 끝없이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알고 있는 단서는 하나였다.
알라딘이 시장에서 한 마법사를 만나고 램프를 찾으러 떠난다는 것.
그 단서만을 붙잡고, 달라딘은 끝없이 시장을 배회했다.
달라딘은 여느 때와 같이 시장 한쪽 구석에서 무료하게 앉아 있는 알라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달라딘은 가만히 그를 지켜보다가 조용히 다가갔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젊은이, 만약 네 운명을 바꿀 기회가 있다면 어떻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