띨
전우성이 학교에 오지 않은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는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정전으로 인해 아쿠아리움 개장이 한 주 늦춰졌고, 현장학습도 한 주 미뤄졌다.
정이나는 옆자리를 바라봤다. 그 자리는 항상 전우성의 자리였지만, 지금은 비어 있었다.
"얘는 아이돌 연습생도 아니고, 학교를 또 안 왔어?"
정이나는 투덜거리며 앞 자리에 앉은 서예주를 불렀다.
"반장, 너 전우성 번호 알아?"
서예주는 뒤를 돌아보았다.
"010,“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연락처를 찾으며 말했다. “휴대폰 줘봐, 내가 쳐줄게."
정이나는 서예주에게 휴대폰을 돌려받아 전우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는 받지 않았다.
"답이 없네…"
정이나는 메신저를 켜고 전우성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메신저가 읽음 표시로 바뀌었다.
"아, 답장 왔다."
정이나는 살짝 웃으며 메신저를 쳤다.
그때,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왔다.
"다음 주 현장학습은 아쿠아리움 앞에서 10시에 모일 거예요."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바뀐 일정을 알렸다.
"전우성에게도 전해줄까요?"
정이나가 말하자, 선생님은 웃으며 말했다.
"우성이 어머님은 이미 알고 계세요."
그날 전우성은 끝내 학교에 오지 않았다.
종례 후, 정이나는 선생님을 찾아갔다.
"쌤, 저 수행평가 해야 하는데 우성이 어디 살아요?"
선생님은 전우성의 주소를 알려주었다.
"신성로 156이에요."
선생님은 잠시 정이나의 아버지 이야기를 물었다.
"아버님은 잘 지내시죠?"
정이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국제 분쟁이 생겼다고 출장 가셨어요. 오늘 입국하신대요."
그녀의 아버지는 외교관이었다.
학교를 마친 정이나는 전우성의 집을 찾아가기 위해 신성로 156번지로 향했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예상 밖이었다.
"이상하다, 여기는 아쿠아리움인데. 띨띨이가 아쿠아리움에 사는 건 아닐 텐데…"
정이나는 당황했다.
그러나, 궁금증이 커진 정이나는 열린 정문으로 들어갔다. 프론트 데스크에는 한 젊은 여성이 앉아 있었다.
"어떻게 왔니?"
그 여성이 물었다.
"전우성 집에 왔는데요."
정이나는 약간 의아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맞게 왔구나. 전기가오리 수족관을 지나서 옆으로 돌아가면 올라가는 계단이 있을 거야."
정이나는 전기뱀장어, 전기메기, 그리고 전기가오리 수족관을 지나쳐 갔다. "여기는 전기 물고기만 있네." 그녀는 혼잣말을 했다.
곧이어 계단이 나타났고, 정이나는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그 끝에는 문이 있었다. 문은 열려 있었고, 정이나는 고개를 빼꼼 들어내밀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전우성에게 보낸 메신저를 다시 확인했다.
'아직도 열차 안이야?
안되겠다, 오늘 밤 새야겠다.
너네 집 간다?'
그는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은 여전히 오지 않았다.
"읽씹을 한단 말이지?"
정이나는 살짝 화가 난 듯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전우성을 부르며 방문을 열었다.
"띨띨아!"
정이나는 문을 열고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방 안에는 이시연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정이나가 방에 들어서자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시연과 정이나의 눈이 마주쳤다. 잠깐 동안 정적이 흘렀다. 그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정이나는 당황한 얼굴로 이시연을 바라봤다. 이시연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곧 침착한 표정을 되찾으며 정이나를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