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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랖 Sep 03. 2024

Round 1

크리스마스의 악몽


<호소문>
대한민국의 모든 아들 가진 부모님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발 아들을 효자로 키우지 마세요.
특히 어머님들!
커서 엄마한테 효도해라,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이런 말들은 절대 절대 하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키우시면
남의 집 귀한 딸(며느리) 눈에 피눈물 납니다. 그냥 멋진 성인으로! 책임감있는 사회인으로 키워주십쇼!!



저의 이 소신 발언을 읽으시고

기가 차고 코가 막혀 어이가 없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

(다음편 연재가 안 올라오거들랑 돌맞아 입원한 걸로..

ㅋㅋㅋ)


예~ 맞습니닷!

저는 아들이 없습니다. (아들같은 씩씩한 딸 1명 있습니다)




<인물소개>

박 O O -  1936년 출생. 쥐띠

                직업 : 농업인

                슬하에 2남 2녀를 두셨으며 월남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            

                (유공자 신청이 잘못 올라가서 본인만 혜택이 있고

                자녀는 노혜택!

               좋아하시는 것 : 술, 노름, 여.ㅈ...ㅏ(이하 생략)

         

  

아버님

평생 농사로 자식 넷을 키우셨고 월남전쟁까지 참전하시어 그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한 어머님이 알뜰살뜰 땅도 사고

집도 사고 해서 현재 기반을 다 닦으셨다고 들었다

우와~우리 아버님 대단하시다!!!


여기까지 들었으면 딱! 좋았을것을..



속내는 이러했다.

어쨌든 농사만으로 자식들 키우기 어려웠던 아버님은 월남참전을 하신 거까지는 맞았고

방안 퉁수“라고 들어들 보셨나?


<방안 퉁수>-숫기가 없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못하고 집안에서만 큰소리치는 짓을 이르는 말(국어사전)


내가 지은 울 아버님 별명이다.

숫기가 없는 건 아니고 동네 주변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리, 추켜세워주는 소리만 듣고 싶어하는 ...그래서 그 화를 가족들에게 다 푸시는..


어머님이 힘들게 일궈놓은 집안 살림을 노름으로 날려~ 

술 드시다 날려~ 술드시고 기분 좋아 마을에 

땅도 턱!허니 기부하시고!


아버님은 왼손 검지가 절반 밖에 없으시다.

다시는 놀음을 안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본인이 검지손가락을 직접 자르셨다고 한다.

정말 놀라우신 분이다.


그렇게 자른 손으로 몇 달 뒤화투패를 또 감아쥐셨다고...

굉장하신..분이다.


멋진 분이시다.

그거야 내가 며느리로 들어가기 전이니

그렇게 말할 수밖에..




울 어머님은 결혼 전부터 시름시름 아프셨다.

뒤로 넘어져서 척추뼈에 이상이 생긴 뒤부터는 잘 앉지도 못하시고 여기저기 병원을 다 다녀봐도 정확한 병명없이

1년 넘게 투병생활을 하셨다. 결혼 전부터 내가 지금의 남편이랑 가장 많이 한 것은 병원투어!


이 병원이 척추 주사를 잘 놓네, 저 한의사가 명의네 하는 곳은 곳곳을 뒤져 다 다녀본듯 하다.


근데.. 아픈건 어머님이신데 꼭 아버님도 동행을 하신다


한번은 병원 의사쌤이


“ 어르신은 이제 괜찮으니 주사 맞으러 오지마세요!”하셨다


그날 난 커다란 충격에 휩싸이는데...

아버님이 그 의사쌤과 맞짱을 뜨신거다.


“니가 뭔데 나보고 오라마라냐! 내돈내고 내가 주사 맞것다는데!!”


아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고 삿대질에 의사 멱살을 잡을라 하시고

(아버님 정확히 그 병원비는 아들돈입니다.

척추뼈주사는 무지 비쌉니다)


그 병원 다녀서 어머님은 조금은 호전된 듯 보였는데

그뒤로 우리는 그 병원근처도 갈수가 없었다.



그렇게 원인 모를 투병기간을 늘어만 갔고

몇 달 전 진료예약한 아산병원에 가서야 병명을 알게 됐다.


<파킨슨병 - 천천히 진행되는 뇌 특정 부위의 퇴행성 장애로..한마디로 근육이 굳어가는 병이란다.

완치는 어렵고 진행속도를 늦추는 방법 뿐.>


우리 남편은 효자다.

아산병원에서 며칠동안 검사받고 입원치료 하는 동안 누나들도 아니고 간병인도 아닌 우리 남편이

그 뒷수발을 다 들었다.


우리 남편은 효자다. 

나는 효자가 세상 가장 싫다.

한자에서 가장 싫은 게 효도 효(孝)자에 성씨 박(朴)이요~

싫어하는 대표 단어로는 시금치, 시냇물, 시금털털, 시나브로 등등이 있음.

암튼 “시”자 들어가는 단어들은 죄~시러시러~


(새아빠 성씨는 박!나는 절대절대 박씨랑은 결혼 안해야지 했더니 박씨랑 결혼했다.

그렇담 나는 절대절대 부자가 안돼야지!! 흠..곧 부자가 되겠군 ㅋㅋㅋ)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어머님은 집으로 내려오셨고

말초 근육부터  굳어가서 손이 떨리고 급기야 똥오줌도 가리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요양원으로 모시자는 자식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아버님은 끝까지 수발을 들겠다고 하셨고


 어머님 소원이 죽기 전에 막내아들 결혼식 보는 거라 하셔서 허겁지겁 식장을 잡고 결혼을 하게 됐다.




아버님과의 첫번째 불꽃대결!!


숨막히는 상견례를 마치고

(내 새아빠도 특이하신 분인데 새아빠가 울 아버님을 보고 “진짜 특이하신 분이네~”하셨다

ㅋㅋ도긴개긴)


인삿돈이 오가고 또 시부모님이 나에게 꾸밈비를 주시면서

다이아몬드 반지 사서 끼라고 하셨다.


순간! 눈물이 찔끔 나오려는 그 찰나!!

울 아버님께서


너 다이아반지 사고 남은 돈으로 내꺼랑 어머니꺼

커플링 맞춰 오너라!”


예?


내 귀를 의심했다. (다이아가 돈 백은 넘을 껀데요 아버님..)

부족하면 보태라며 아버님 끼고 계신 순금반지도 쓰윽  

빼주신다.(많이 부족합니다 아버님..)


아버님 어머님 커플링요??

효자아들(남편)이랑 서로 눈만 멀뚱멀뚱..


남의 딸인 나는 당연히 이 상황에 벙쪘지만

아들도 받은 충격이 조금 되는 듯 했다.

(그래도 효자아들은 유구무언)


일단 반지 호수를 모르니 금방에 가든 아님 인터넷을 뒤지든 링게이지가 필요했다.

어머님이 아파 누워계시니 모시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들이 일을 하니 일주일 뒤에 링게이지를 가지고 방문했다.

심혈을 기울여 호수를 체크하고 원하시는 모양이며 들어가는 보석이며

철저히 백문백답으로 클리어 한 후에

금방으로 향했다.

시아버님이 요구하신 디자인으로 커플링을 하자니


비쌌다..


그땐 형편이 넉넉한 편이 아니라 다이아몬드 대신

반짝반짝 빛나는

큐빅지르코니아로 만족했다. 나중에 돈 벌어서 다이아 박으면 되지...


사건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금방에서 제작된 커플링을 (2주 소요)가지고 다시 예비 시댁으로 향했다.


아뿔싸!

반지가 안.맞.다.

굴곡진 손가락 마디에 떡!허니 걸려서 도대체가

들어가지질 않는다.


하..

아버님은 그거하나 제대로 못하냐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아직 며느리도 아닌 나는 적잖은 충격을 먹었다.

(어머님은 딱 맞으셨음)


다시 회수하여 부리나케 금방에 A/S를 맡겼고 늘림이라 다행히 그닥 오래 걸리진 않았다.

(그래도 주말에 맞춰 내려가야 하니 일주일 소요)


설마 작아서 늘리기만 했는데 뭐...


안.맞.다.

컸다. (진짜 사람 환장하것네!!)


손가락에서 반지가 돌아갔다.

1.5호수 늘렸는데 1호수만 늘려야 했었나보다.


또 고성이 날아왔고 나는 어릴적 친아빠한테 당했던 폭력과 학대가..예비 시아버지의 모습에서

스물스물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내 낯빛이 안좋은게 보였는지

아버님께서


내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마. 크리스마스때 포장해서 가지고 와라!”


하시는 거다.


크리스마스에 시아버지 반지를 가지고 시댁을 오라는

지금 그런 말씀..??

싱글로 보내는 내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아버님과 함께요?

순진한 나는 완성된 반지를 가지고 크리스마스에 산타처럼

아버님댁을 방문하고 만다..(윽!!!이불킥!!!!악~~~~~)




유튜브에서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다.

“아버지 복이 없는 사람은 시아버지 복도 없을 확률이 거의 99%입니다”


이번 생은 완전 글렀다.

친아빠한테 못 받았던 사랑을 시아버지한테나마 몰빵으로 받아볼려고 했던 나의 실낱 같은 희망은

멀~리 저 멀리 날아가버린듯 하다. 훠이~훠~이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면서요??

누가 그랬어!! 잡히기만 해봐 아주그냥! 가만안둬 진짜!!!





<결혼 후 근 3년은 아버님과 형님들에게 무차별 당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남편을 키워주신 부모님이고 누나(두 분)들이라 저항은 물론이거니와 말대꾸조차 해본적이 없고

꾹꾹 참고 버텨온 세월이었죠. 제가 이래봬도 k-장녀에 유교걸이라 웃어른을 공경하고 공중도덕을 잘 지키며....(이하생략).ㅋㅋㅋ

그랬던 참한 처자인 제가 3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반격에 들어갑니다ㅋㅋ 지렁이 너무 밟아대싸면 아주 심하게 꿈틀거린다의 실행버전!  처음엔 좀 답답하시겠지만 차츰차츰 복수의 쾌감을 느끼게 될껍니닷! 커밍 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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