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하프 문 베이(Half Moon Bay) 캠핑/미국 캠핑
미국 사는 우리 가족, 한국에선 한 번도 캠핑이란 걸 해본 적이 없다.
미국 오면 캠핑하기 좋다고 하여(사실 미국이 너무 심심해서) 장비를 틈틈이 사모았다.
그러다 갑자기 남편 회사 동료분이 6개월 전에 예약해 둔 소중한 캠핑 스폿을 양도해 주신다고 해서
얼떨결에 첫 캠핑을 가게 됨.
정~~ 말 다행인지 RV 파크를 양도받았다. 우리는 텐트를 쳤지만 다행인 이유는..
4월임에도 바다 앞 캠핑이라 바람이 너무 불어 너무 추웠는데, RV자리는 전기를 쓸 수 있어서
얼어 죽지 않을 수 있었다. 흑..
(전기장판이랑 전기 히터도 가져감. 추운 거 질색이에요..ㅠㅠ)
정말 쉽지 않다. 하필 바다 앞이라 모든 것이 좋았지만 바람이 너무 불어서 테이블에 뭘 맘 놓고 먹을 수가 없었다. 잘 먹다 보면 무언가 날아가 잡으러 가기 일쑤. 그래도 고기랑 주꾸미도 구워 먹고 밥까지 볶아먹음.
그런데 이게 웬일이에요 정말. 날씨가 웬만해선 항상 좋은 캘리포니아에 호우 주의보 발령.
이쯤 되니 동료분이 날씨 때문에 우리한테 양도한 거 아닌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Fact : 출장 때문에 양도하셨다고 함^^)
우리 캠핑장에 모든 텐트들이 다 철수하고 우리만 남았다.
캠핑 초보라 그냥 이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텐트가 뽑힐 듯이 비바람이 침.
밤새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는 텐트 안에서 우리는 무사히 1박을 마쳤다. 기적이다 기적!!
우리 가족 네 명의 무게 때문에 날아가지 않은 거 같다. 정말 첫 개시지만 우리 텐트의 성능을 증명함.
물 한 방울도 안 새고 방수기능도 최고ㅜㅜ 텐트랑 전기장판이 우릴 살렸다.
미국의 일기예보는 정확했다. 다음날 오후 2:30분 정확히 멈춘 비.
사실 오전에도 천둥 번개가 치고 캠핑장에 우리 텐트 혼자 남아 있었지만 집에 갈 생각은 안 했다. ㅎㅎ..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Peet's커피로 피난을 갔고(남편 미안),
남편은 남아서 비 맞으면서 팩을 땅에 단단하게 고정하며 텐트를 지켰다.
비가 오는 시끄러운 텐트 안에서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하고 나름 아늑한 시간을 보냈다.
이게 캠핑의 맛인가요?ㅎㅎ
저녁엔 다시 비가 조금씩 내려 텐트 안에 들어와 저녁 먹었다. 아까 peet's커피에 갔을 때 Safe way에서
7불짜리 스테이크를 사 왔는데 그걸로 저녁을 해결했다. 야채들은 집에서 미리 썰어옴.(나.. 아마 J인가?)
지글지글 아마도 캠핑에 중독 ing~~
너무나도 불편하지만 이것이 캠핑의 매력인가?? 싶다.
저녁을 먹고 나니 비가 좀 그쳤다. 온 지 하루 반나절 만에 캠핑장을 산책할 수 있었다.
어제는 천둥번개가 치더니 오늘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Half moon bay석양.
마시멜로 스모어+불멍= 행복
이 캠핑장엔 샤워장이 있다. 밤에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고(쿼터 동전을 넣으면 샤워가능),
텐트에 들어왔는데 화장실 가고 싶다는 아이들^^ 방금 화장실 다녀왔잖아......
살짝 짜증이 날 뻔했지만 화장실 안 갔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아름다운 별을 보게 됨.
오늘은 천둥번개 없이 편안하게 잘 수 있겠지?
날씨는 좋아졌지만 바닷바람 때문에 밖에서 먹기 힘들다. 웬만한 건 다 날려버리므로ㅠㅠ 텐트 안 테이블에서
Trader’s jo에서 사 온 브리오슈 빵을 버터에 구워 먹었다. 이 빵을 발견하고는 5킬로가 찐 듯하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빵을 버터에 구워 커피랑 한잔 먹으면 너무나도 행복한 순간이다.
매우 맑아진 날씨. 이게 바로 캘리포니아지!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이다.
아침 먹고 정리 후 12시쯤 체크아웃을 했다.
남편이 이쪽 온 김에 근처 맛집에서 점심을 먹자고 해서 오픈런으로 갔다.
매번 올 때마다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던 식당인데 오픈런으로 가니 들어갈 수 있었다.
앞에 바다도 있어서 안 추운 날은 아이들과 바다에서 놀면서 웨이팅 할 수 있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