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몇 년 간 라면의 면은 물이 끓고 넣는 것이 옳은 방법인 줄 알고 그 방식으로 라면을 조리해 왔다. 라면 봉지 조리법에도 그렇게 나와 있으니 물이 끓어야 면을 넣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는 스스로 생각에 스프나 건더기는 물이 끓기 전 먼저 넣어야 국물이 우러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스프와 건더기스프를 물이 끓기 전 넣기 시작했고, 최근 1년도 안되기 전부터는 TV에서 물이 끓던 끓지 않던 면을 먼저 넣는 것이 라면 면발 퍼짐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해서 그렇게 조리하기 시작했다.
과학적인 이유를 보면, 라면 면의 성분 중에서 끓는 물에만 반응하는 주요 성분으로 전분이 있는데 전분은 찬물에서는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지만, 끓는 물에서는 "젤라틴화"라는 과정을 거치며 크게 변화하며, 젤라틴화 란 전분이 뜨거운 물에 노출되었을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끓는 물의 열로 인해 전분 입자가 팽창하고 물을 흡수하여 부드럽고 젤 같은 상태로 변하는 과정이라서 이러한 젤라틴화가 발생해야 면이 익으면서 부드럽고 쫄깃한 질감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라면 조리 과정에서 찬물에 면을 먼저 넣어도 크게 라면 먹기에 이슈가 없고, 꼬들면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개인적으로는 라면 조리시간이 좀 더 단축되는 느낌도 든다.
정답이 없는 삶의 제목에 라면 이야기만 왜 이렇게 길게 썼나 하겠지만,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누군가 정한 메뉴얼처럼 굳이 똑같이 따라 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라면 조리법이 어기면 처벌받는 "법" 이 아니듯이 (처벌받는 법이라면 이 세상에 수많은 라면 종류도 없었을 듯) 어차피 이루고자 하는 것이 라면을 맛있게 먹는 것이라면 조리하는 방식은 내가 결정해서 결과적으로 라면을 맛있게 먹으면 된다.
찬물에 면을 먼저 넣던 끓는 물에 면을 넣던 라면만 먹기 좋게 완성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인생을 살다 보니 누가 정한 길로 간 사람들 보다는 법과 도덕적으로 올바른 범위 안에서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 더 물리적인 성공을 얻은 사례를 많이 봐왔던 것 같다.
정답이 없는 삶에 목표를 정했다면 그것을 이루는 방식은 수없이 많을 것이니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잘 찾아서 원하는 바를 이루도록 해보자.
- 2024년 추석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