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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다는 건

by Aro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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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다는 건


애정 어린 충고임에도

가끔 흉터가 생긴다

종종, 아니 자주

조언이란 가면의 직설은 매번 나에게

가슴 깊은 가시가 되어 박혀왔다


쿨 하다고 생각했다

남의 대소사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들춰내는 것에도 흥미가 없다고 여겼다


남에게 무관심하면

나에게도 무심할 줄 알았다

남에 대한 단점을 모른 척 하면

나에 대한 단점도 둔해 질 거라 믿었다


건망증이 의심될 만큼의 기억력임에도

나를 향한 지적은 잊혀지지 않더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에도

그런 날에는 꼭 악몽을 꾼다


가벼운 칼날에 스친 언급임에도

피가 나버렸다

아주 따가울 정도로

이 나이 먹도록 봉합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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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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