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by 서옹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박노해 시, <다시>)




지난 한 달, 12・3 내란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악몽 속에서 허우적댔다. 내가 사는 세상이 더 이상 내가 알고 내가 바라는 세계가 아니었다. 또다시 새해를 맞았어도 새해 같지 않다. 잠 못 이루기 일쑤고, 좋아하는 책마저 읽을 수 없다. 분노와 슬픔이 좀체 진정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희망을 내려놓을 수는 없다. 살아냄은 의지고 의지는 희망인지라, 희망을 놓으면 삶도 없어져서다. 당장은 절망뿐인 것 같지만 살아 있는 한 우리에겐 늘 좁쌀 한 톨만큼일지라도 희망은 남아있다. 우리 자신이 곧 희망인 이유다.


세계를 도로 찾아야 한다. 우리가 지닌 한 톨의 희망만으로 가능하다. 각자 가진 만큼의 희망을 품에 안고, 손에 손잡고, 그저 당당하게 나아가면 된다. 지치지 않고 가다 보면 희망찬 세계를 다시 만날 거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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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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