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지 Dec 11. 2023

미세먼지

자작시

거실에서 바라본

네모난 창밖에 

그렇지 않은 섬 하나


아이의 언어로 귀엽고 

어른의 언어로 작은 섬은 

어둠의 시작과 끝까지 

반짝거린다


시간의 지휘에 맞춰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리듬으로

등대를 연주하는 

섬의 반짝임 


마음이 답답한 

한 인간에게 

섬의 연주는 

위로이다


공기가 어두운 날 

섬은 연주를 꺼버리고 


인간의 마음은 

매캐한 잿빛으로 칠해져 

숨까지 가빠온다 


공기가 밝은 날 

섬의 연주가 빛나면 


잿빛이던 

인간의 마음을 가르는 

빛의 지우개로 

숨통은 터진다


숨 쉬고 싶다

후회하기 싫다

미안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매일 듣고 싶은 

섬의 연주는 

한 인간의 박수로는 부족하다 


인간은 안다 

혼자 하는 간절함으로 

섬은 매일 연주할 수 없는 것을 


하지만 혼자도 하지 않으면 

바라지 않았던 미래는 

필연처럼 오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간절하다

이전 05화 의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