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돌아올 수 없다는
불안보다
그 끝에 있는 무엇에 대한
기대가 컸다
완만한 오르막을 내달리면
금속의 굵은 현이
나를 감싼다
연주를 들려주마
바닷바람이
현을 튕겨보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지
내 차만 흔들어댄다
바닷바람 응석받아주며
오르막 지나 내리막 달리면
하늘 길 닿아있는 섬이
두 팔 벌려 맞아 준다
누군가는 결혼의 시작을
누군가는 슬픔의 이별을
누군가는 여행의 설렘을
흘리고 간 이 섬에서
오늘 나도 무엇을 흘렸다
붉게 취한 하늘
어깨 잡아끄는
룸미러 속 태양 보며
내리막이었던 오르막 넘어
오르막이었던 내리막 지나
넘실넘실 박수치는 파도 사이로
멀지 않은 일상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