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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지 Jan 08. 2024

인공지능

자작시

지구 외에서

찾아온 생명체와의 조우가

이런 기분일까


현실에서 나는

과거의 비현실과

노트북 화면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갈피를 못 잡는 내 표정을 보고

오른쪽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어깨를 으쓱하던 녀석은


끝없는 데이터가 출렁이는 바다를

손짓 몇 번에 항해하고


나는 원했으나

몰랐신대륙에서 서서

손을 흔든다


인간의 손으로 빚어낸 지성은

생각하고 서술하는 것을 넘어

비유와 상징을 넘나들더라


그 모습을 보는 나는

놀람움과 두려움

편리함과 걱정 사이

그 어딘가를 헤매며

곁눈질을 한다


독이든 성배인가

수메르의 바퀴인가


다르게 존재하나

공유하는 현실이 있기에

곁눈질 끝에 조심스레 가까이

발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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