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SNS로 엿본다
그 시절 나와 다른
눈부시게 빛나는 당신들의 삶을
나는 SNS를 통해 들여다본다
손바닥 안에 다 담길 정도로 작은
스마트폰이라는 만리경은
나와 공유되지 않은
당신들의 삶을
렌즈와 액정이라는 필터로 정수한 후
괜찮으니 한번 맛보라며
시각으로 자극한다
못 이기는 척 자극을
반응으로 들이키면
생경하면서도 멋스러운 맛이
나는 왠지 나쁘지 않아
터치로 좋아요 한다
현실에서 엮일 것 없는
당신들과 나의 삶에
무심한 척 던져보는
좋아요는 붉게 상기되고
M과 Z, X
알파벳 따위로 우겨대는
경계를 넘어
온라인이라는 낯설지 않은 땅에
미약한 교집합을 그린다
나는 SNS로 엿본다
그 시절 나와 다른 당신들과
현실에서도 좋아요 하길 바라며
나는 SNS를 통해 교집합을 쌓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