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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현 Mar 02. 2024

초현실주의

현실을 넘어선 새로운 정신

초현실주의

는 지난번에 다룬 다다이즘의 한 분파였던 파리 다다가 그 유래입니다. 그들은 현실세계를 초월하여 무의식의 세계를 그리고자 하였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파리 다다 라는 이름보단 초현실주의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해졌지요.


앙드레 브르통 1896 ~ 1966

프랑스의 미술 평론가 앙드게 브르통은 초현실주의 선언을 하게되는데, 이때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개념을 미술로 옮겨오게 됩니다.


1차 세계대전 중, 군의관으로 소집되었을 때, 정신분석학을 군에 도입하여 환자들의 상태를 진단하게 된 그 경험이 그 영향이었을까요?


초현실주의 선언은 "초현실주의가 무엇인가?" 와 같은 내용으로 발표되어 사실주의의 잔재를 덜어내고 현실을 초월하자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hommage à l'imagination ; 상상력에 대한 경의

appel à l'émerveillement ; 궁금함에 대한 호소

foi en la résolution du conflit entre rêve et réalité ; 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 해결에 대한 믿음

principe de l'écriture automatique ; 자동기술 원리

définition du surréalisme ; 초현실주의의 정의

images surréalistes ; 초현실적인 이미지

collages de fragments de phrases ; 문장 조각의 콜라주

attitude non conformiste ; 비순응적 태도

등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초현실주의 선언은 다다이즘의 분파 다운 전위적인 예술을 논하고 있습니다.

위의 선언문의 목차 네번째 줄의 자동기술 원리란 무엇일까요?


자동기술법(自動記述法)은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이 주창한 것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자신이 할수 있는 기법을 자유롭게 동원하여 그 어떤 제약에도 구애받지 않으며 계획에 따른 수동적인 움직임 보다는 능동적으로 손이 움직이는 것에 핵심을 둔 서술법입니다.


당연히 이런 의식의 흐름에 따라 나온 자동적인 움직임으로 예술을 한다는 것은 상대를 이해시키기 힘듦니다. 하지만, 다다이즘이 추구하던 사상을 생각해봅시다.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로부터의 초월이니까요.



지그문트 프로이트 1856 ~ 1939

정신분석학을 개시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어디선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인간의 심리는 무의식의 비중이 매우 크며 그 속에서도 성(性)의 비중이 크다고 이야기하는데, 프로이트의 이론을 공부하다보면 "이 무슨 변태 노인이 있나?" 같은 비난도 나오지요...


초현실주의에 있어서는 이런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비중이 사람의 인지로 구성된 의식 세계보다 훨씬 크다는 이론이 영향을 주어서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창작활동에 큰 영감을 줍니다.


비록 프로이트의 性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적 방법론으로 입증이 어려운 공상의 영역이고 프로이트가 환자들을 진찰하며 스스로 세운 이론이기 때문에 오늘날에 과학의 개념으로써 프로이트를 공부하지는 않지만요.



살바도르 달리 1904 ~ 1989
세상은 나를 우러러볼 것이다. 어쩌면 나는 경멸당하고 오해받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위대한 천재가 될 것이고, 그것만은 확실하다.


자동기술법을 실천한 예술가는 살바도르 달리가 있습니다. 졸다가도 화들짝 깨면 비몽사몽한 상태로 그림을 그리러 간다던지 그런식이죠.


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지속> 1931년

살바도르 달리의 유명한 그림인 <기억의 지속>은 어떤 의도로 그려졌을까요? 흘러내리는 시계는 시간의 흐름은 덧없고 사람의 기억을 무디게 만든다는 그런 의미로도 볼 수 있겠네요. 아니면... 살바도르 달리가 가진 수많은 강박과 경험들을 화폭의 녹여내고자 한 시도일까요?


자동기술법에 따른 작업방식은 추상에 가까운 작품들을 만들어 내었고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해석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초현실주의 안에서도 자동기술법을 따르지는 않았던 작가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르네 마그리트 입니다.


르네 마그리트 1898 ~ 1967

마그리트는 과일, 돌, 담배 파이프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대상을 묘사하면서도 모순이나 부조리를 화폭에 담아내어 초현실을 행한 작가입니다.


대상은 우리에게 익숙하고 있을법 하다고 여겨지지만, 그 대상이 처한 상황이나 묘사에서 나타나는 모순 등의 부조리는 또다른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하면서 신비한 인상을 줍니다.


이것을 데페이즈망 기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일상물의 변형으로 낯선 느낌을 보여주는 마그리트는 어느 한 방식만을 고집하지는 않았습니다.


마그리트가 어떤 식으로 부조리를 표현했는지 작품들을 보면서 살펴볼까요?


르네 마그리트, <이미지의 배반> 1928년 ~ 1929년 추정

해당 그림은 누가 봐도 당연한 담배 파이프입니다. 그러나 설명으로는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라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정말로 부조리한 이 상황은 관객들로 하여금 어떻게 납득을 시키려는 걸까요?


사람마다 다르게 이것을 판단할 수 있겠지요. 어떤 사람은 글을 따라서 파이프가 아니라고 할지도, 어떤 사람은 "그래도 저것은 파이프다." 라고 할지도, 어쩌면 "뭐야 저게?" 라며 넘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한 의문을 가지게 했다는 점에서 마그리트의 시도는 이미 성공한 것이 아닐까요?


<이미지의 배반> 이라는 작품명에 걸맞는 그런 그림이 아닌가 싶습니다.


르네 마그리트, <골콩드> 1953년

중절모를 쓴 신사와 유럽식 건축 역시 현실에 있을 법한 대상입니다. 다만, 신사들은 비 내리듯 떠있습니다. 신사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또한 신사들이 움직이는지를 알려줄 동세와 같은 요소 또한 불분명 합니다. 많이 어색해 보이는 신사들의 배치는 많은 의문을 남깁니다.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 1954년

이 그림은 처음 딱 봤을 때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지요.


하늘은 아침~낮의 배경이지만 건물과 나무는 완전한 어둠에 잠긴, 밤의 모습이거든요. 우리가 살면서 터득한 경험에 따르면 이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침에 산책을 다녀와 보세요. 늘 걷던 거리, 일상이 저렇게 까지 어둠에 잠길 수는 없거든요.


마그리트는 우리에게 익숙한 대상을 변형시켜서 부조리함을 또한번 표현해냈습니다.


르네 마그리트 <통찰> 1936년

잠재성을 알아본다는 의미의 통찰입니다. 그림 속 화가는 알을 보고있지만 캔버스에는 비상하는 한마리의 새가 그려졌습니다. 현재는 알 속에서 잠들고 있지만 언젠가는 새가 되어 하늘을 누빌 것이라는 미래를 꽤뚫어보는 작품입니다.


알을 보고 있음에도 새를 그리는 작품 속의 화가는 부조리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는 그러한 부조리함 속에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가치로써 표현하지요.


초현실주의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세상을 그려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전했으며 이는 이후에 상업광고와 디자인의 분야로 확대되어 일상에 큰 영향을 줍니다.



사실, 유명한 사탕 브랜드 츄파춥스의 디자인도 살바도르 달리가 디자인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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