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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한 Apr 13. 2024

후회하고 원망할 것만 같아서

정신과


"선생님.

비관적으로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제가 싫어요. 아무것도 없으니 채울 생각을 하고 미래가 초라할 것 같으면 그런 미래가 되지 않게 남들처럼 열심히 살면 되는데, 왜 자꾸만 포기하게 되는 걸까요. 왜 안 될 거라고 못 할 거라고 단정 짓는 걸까요. 왜 자꾸만 죽고 싶어지는 걸까요. 너무 어릴 때부터 죽고 싶어서 디폴트값이 되어버린 걸까요.


저는 자꾸만 미래의 가 지금의 를 원망할 것만 같아요. 아무것도 아닌 그 노력은 왜 한 거냐고 그냥 죽어버리지 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친 거냐고 그때 죽었더라면 이 고통 따윈 없없을 거 아니냐고 그렇게 말에요.

지금의 가 기억에도 없는 죽여지지 못하고 죽지 못하고 스스로 죽지도 않았던 태아였던 를 원망해요. 자살을 포기하고 실패했던 그날들을 후회해요.


그렇듯 미래의 도 지금의  후회하고 원망할 것만 같아요. 미래의 에게 또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역시 죽어버리는 게 나을까 그런 생각으로부터 헤어 나올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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