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괜찮아질 수 없어요. 그게 답이에요. 저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을까요. 저는 무엇을 하기 위해 버티고 있을까요. 이제 그만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답을 찾아요.
그만해도 될까요?
응 또는 아니
어디 쪽이 답이에요?
선생님은 답을 알고 있을까요. 징징거리는 게 질릴까요. 피곤하니까 그냥 다 관두라고 생각할까요. 생각은 해도 말은 하지 않겠죠.
저는 선생님이 좋은데 선생님이 좋아서 노력했는데 여전히 선생님이 좋은데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하지 않을 거라면 저는 더 이상 병원에 갈 수 없겠죠. 선생님을 볼 수 없겠죠.
노력은 이제 그만하고 싶은데, 그만하고 싶다는 게 어디까지일까요.
죽고 싶다는 거기까지 일까요.
저는 진심으로 살고 싶었던 적이 있었을까요. 죽고 싶은 마음 사이에 낀 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어요. 결국 죽고 싶은 마음에 짓눌려 사라지고 말았어요.
사는 건 지치고 피곤해요. 먹기 위해 일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스트레스에 아프면서까지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밥을 먹고 월세를 내고 옷을 사고 그런 반복들에 토할 것만 같아요.
어디서 끊어낼까요.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그만하겠다 그렇게 말하면 선생님은 뭐라고 할까요.
저는 그 누구에게도 제 마음에 대해 말하지 못하겠어요. 제가 얼마큼 지쳤는지에 대해서 얼마큼 죽고 싶은지에 대해서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선생님한테는 말을 해야 하는데 저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다른 환자들은 어디까지의 마음을 말할까요. 모든 것을 다 말할까요. 저처럼 망설이다 하지 못하는 말이 더 많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