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어차피 지나갈 감정인 것을 알면서도 왜 그렇게 아프고 서글펐을까요. 삶이 지치고 질렸다고 했을까요. 아직 하고 싶은 게 있으면서 의미가 없다고 했을까요.
저는 괜찮아졌어요. 한나절의 우울은 지나갔어요. 쓰나미처럼 몰려와서 저를 끌고 우울의 한가운데로 가더니 저를 돌려놓았어요.
우울은 어차피 지나갈 감정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리고 또 찾아올 거라는 걸 이제는 알아요. 아니까 점차 더 나아질 거라고, 그런 깨달음을 우울의 반복 속에서 얻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감정에 지지 않겠다는, 우울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고도 말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