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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진 Nov 20. 2023

안녕하세요

프롤로그

열정으로 일했었던 회사를 그만뒀다.

퇴사를 하면 기쁠 줄 만 알았는데 이상하게 일상에서 이것저것 불편함이 생겼었다.

가고 싶은 카페를 가는데 3주가 넘게 걸렸고 좋아하는 친구와 약속을 잡고 만나기까지 불안함에 머릿속에서 만남의 시뮬레이션을 끊임없이 돌리고 뭐가 무서운지 계속 눈물이 났다.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데 왜 이렇게까지 두려울까?’


행동의 하나부터 열까지 예전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들에 엄청난 용기를 내야 했다. 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서 다 포기했다. 약속도 미리 잡지 않고 외부의 모든 게 자극이 돼서 집에만 있었다.

잠시 쉬자. 하고 한동안 집에만 있었지만 쉬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어딘가에 갇힌 것 같았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움직여지지가 않았고 눈앞에 무언가가 꽉 막혀 있는 것 같았다.

힘이 하나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지독하게 혼자인 것만 같은 이 기분이 몹시 괴로웠다.


a에서 b정도로 바꼈으면 힘들구나하고 힐링을 하려고 했을텐데, a에서 z가 갑자기 된 나는 ‘아 나에게 문제가 생겼구나' 직감했고 심리 상담 센터를 찾아가게 됐다.


사람을 좋아하던 내가 어느덧 사람을 믿지 못해서 오는 괴로움에 빠져 있었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가득하고 내 존재만으로도 행복했던 지난날들과는 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내가 너무 안타깝고 짠했다.


“원래의 저처럼 밝고 해맑게 곧이곧대로 사람들을 믿고 싶어요.”


“효진씨는 상담센터에 오게 된 이유가 뭘까요?

이 상담이 끝나고 어떤 것들이 좋아지면 여기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상담 선생님의 질문에 엉엉 울면서 내가 했던 대답이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어떤 것이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나답게 사는 게 뭘까?’는 인생의 큰 화두였고 내 색깔이 분명했던 나를 좋아했었다.


나를 소개할 때 “저는 꽃 일을 하고 있어요“라는 말뿐 아니라 사람을 보면 반가운 마음과 호기심에 꼬리가 절로 흔들거려서 처음 본 사람에게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만큼 사람을 무척 좋아해요.

낭만 있는 삶을 살고 싶어 계절의 꽃과 흘러가는 자연을 보는 기쁨, 오늘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내 하루를 채우는 것들에 의미를 두고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입니다.라고 취향이나 태도들로 나를 소개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내가 알던 내가 맞나?’ 나의 낯선 모습들에 너무 혼란스럽고 단단했던 마음들이 휘청거렸다.


상담을 받으면서 4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출렁출렁 기복의 사이클을 탔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나에게 의미 있고 지금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그게 글쓰기였다.

바닥까지 떨어져보니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아 지금이다! 내 이야기를 쓸 수 있겠다. 써보자’


‘희망이 걸어 들어왔다’ 책은 그렇게 시작이 됐습니다.


출렁거리는 인생의 사이클을 받아들이면서 완벽해지는 괜찮은 때는 없다는 걸 깨달았고 이 후에도 무너짐이 또 올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혹여나 또 무너졌을 미래의 저에게 쓴 위로들이 읽으시는분들께도 작게나마 위로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에너지가 회복될까?'

'하고 싶은 것들을 언제 다 할 수 있을까?'

'나 왜 힘이 없지?'


에너지 없고 지쳐버린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리지 못하고 속상해하며 자책을 했었어요. 괜찮아지는 때만을 기다린다는 건 현재를 부정하는 것이기도 해요. 현재를 부정해버리니 나아지려 어떠한 노력을 해도 행복해지지가 않더라고요.


그러다 출렁출렁하는 인생의 사이클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부터 바뀐 것 하나 없던 똑같은 일상이었는데 제게 밝은 빛 하나가 보였어요. 어느 날 콧노래를 부르며 걷고 있는 저를 보고 어?! 뭔가 달라졌음을 느꼈거든요. 다 울고 나니 해가 뜨는거에요. 오늘에 감사하며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고 내 일상을 돌아보니 어느 날부턴가 다시 너무 신이 나는 거예요.


그렇게 마음속에 희망의 씨앗이 생기더라구요.

힘든 지금도 멀리서보면 희망으로 가는 길에 있는 제가 보였습니다. 희망으로 가는 길에 제가 지금 서 있다고하니 이 과정이  즐겁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힘든 상황에서도 내게 내리는 한줄기 빛을 발견하려면 현재를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면 되는거구나'를 깊이 깨달았습니다.


"희망이 걸어 들어왔다" 는 우리들의 일상속에서 없을 것만 같던 작은 희망의 빛을 발견하는데서, 똑같은 일상을 새롭게 보는데서 시작돼요.


있는 그대로의 나,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오늘을 그저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함을 가지고 나 그대로를 봐주면 지금 마음이 힘드신분들께서도 반드시 빛 하나가 걸어 들어올거에요.


잊지마세요. 멀리서보면 우린 희망으로 가는 길에 있습니다.

나만 모를뿐. 즐기자구요. 유쾌하게 오늘을 살아갑시다!

여러분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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