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었으니, 이쯤 되면 누구나 한다는 버킷리스트나 연간 계획 등을 짜보면 어떨까 싶었다. 사실 나는 이렇다 할 큰 계획을 짜본 기억이 거의 없다. 하루치의 계획은 철저하게 짜면서 어쩌면 월간, 연간 계획에는 그리도 무심했는지. 어차피 하루가 모여서 한 달이 되고 한 해가 된다지만 말이다.
책상 앞에 앉아서 올해에 이루고 싶은 것, 목표를 생각해 봤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특별히 무언가 더 이루기보다 이미 하고 있던 일을 꾸준히 지속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숫자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더 잘 살아야 하고 꼭 성취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나. 물론 조금 더 나은 삶을 살면 좋을 것이고 목표가 있으면 그에 맞게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새로운 일을 찾는 것보다 하던 일을 확장시켜서 꾸준히 해나가보자는 생각이다. 그게 새로운 목표가 됨과 동시에 삶의 원동력이 될 거라고 믿는다.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공복 운동, 오전 시간을 활용한 블로그 포스팅과 브런치 글쓰기, 틈틈이 독서하고 독후감 쓰기, 저녁에는 짧은(..) 영어 공부와 감사 일기 쓰기 등 언젠가는 목표였던 것이 이제는 삶의 일부이고 하루의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살다 보면 하나쯤 빼먹을 수도, 다른 일을 위해 무언가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때는 자연스럽게 계획을 수정하면 된다. 미리 모든 걸 결정해 놓고 틀에 맞춰가려고 하지 않을 생각이다. 세상일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데,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절망한다면 나만 손해니까.
새해 계획을 세워보려고 했는데 어쩐지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처럼 돼버렸다. 지금은 이게 최선이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학교에 다녀야지, 아르바이트라고 구해볼까 하며 새로운 일상을 기대했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에는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단편 소설 쓰기를 마무리할 것이고, 가까운 곳에라도 가족 여행을 떠날 것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재미를 찾고 그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지난해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아무것도 한 것 없이 시간만 지난 것 같아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일을 했다.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 모든 일과 시간이 더해져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2024년에도 즐거운 일, 재밌는 일, 행복한 일뿐만 아니라 속상한 일, 답답한 일, 힘든 일 모두 글로 적어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그렇게 흘러가는 인생을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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