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루 머시기?
나는 물었다.
"what's this?"
아이들은 큰 소리로 외쳤다.
"It's a 치킨!!"
굿! 하려는 찰나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그는 한국말을 잘 못하는 외국인이다.
"It's a rooster!!"
루.. 루스터?? 가 뭐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나름 수능 영어 2등급 받았는데 생전 처음 들어본 단어였다.
나는 우리반에 이중언어(한국어+영어)가 모두 가능한 외국인 여학생에게 루스터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여학생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men of chicken"이라고 말했다.
"아~ 수탉!이구나. 근데 이 그림만 보고서는 남자닭인지 여자닭인지는 모르지 않을까?" 하니
"아니에요!!" 하는 큰 소리가 들린다. 우리반 생물박사 친구다.
"머리에 저 빨간 게 있으면 수탉이에요!!" 교실을 떠나갈 듯이 소리친다.
"아~ 맞다!! 머리에 볏이 있으면 수탉이지!"
치킨 이미지 하나 두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분명 다른 일반 학교에서는 "잇츠 어 치킨"으로 그냥 넘어갔을 일이 우리반에서는 이렇게 재밌어진다. 외국인 여학생은 암탉은 'hen'이라며 알려주었다. (그건 나두 안다구!! 하지만 난 왜 수탉을 궁금해한 적이 없었던가...")
그렇게 나는 난생처음 "rooster"에 대해 알게되었다. 그리고 동료 선생님들에게 물어보았다.
"루스터가 뭔지 아세요?"
"루스터? 그게 뭐야?"
"...(역시 나만 모르는 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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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에듀테크 연수를 들으러 학교에 다녀왔다. 빗소리가 들리는 학교는 다소 춥고 고요했다. 오늘 연수는 너무 알찼다. 그래서 그랬을까.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문득. 내가 교사라서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직업. 정년 퇴직을 할 때가 언젠가 올텐데. 먼 미래가 문득 떠올랐다. 나는 말하고 있었다.
순수한 영혼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이 한평생 너무 행복했다고. (귀여운 루스터 일화도 잊지 못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