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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언니와 동생

언니와 동생

by 인상파

언니와 동생, 샬롯 졸로토 글, 사카이 고마코 그림, 황유진 옮김, 북뱅크


언니와 동생


언: 언제나 동생을 챙기는 다정한 언니

니: 니트옷 입고 나란히 서면 쌍둥이 같고

와: 와락 안아줄 땐 엄마처럼 포근하고

동: 동대문 열어라 놀이할 땐 친구 같아

생: 생글생글 웃으니 정말 행복해


나도 챙겨주고 싶다


<언니와 동생>은 자매 사이의 애정과 작은 갈등, 그리고 성장의 순간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엄마처럼 동생을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는 언니와 그런 언니를 따르면서도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든 동생. 언니가 간식을 준비하는 틈을 타 동생은 살짝 집을 나와 풀밭에 몸을 숨깁니다. 언니는 걱정하며 동생을 찾아 나서고, 동생은 들판에 누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언니의 말들을 떠올립니다. 결국 언니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자, 동생은 언니를 다독이며 역할을 바꾸듯 언니를 챙깁니다.


이 장면은 아이들이 자라며 겪는 자율성과 돌봄의 경험을 잘 보여줍니다. 동생은 아기 취급을 받는 대신 언니의 자리를 흉내 내고 싶어 하고, 언니 역시 강한 척만 하다가도 약해지는 순간을 겪습니다. 그렇게 언니와 동생은 서로를 보살피며 둘 다 한 걸음 자라나지요. 아이들이 어른처럼 되고 싶어하는 건 힘을 갖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사랑받았던 기억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방심리도 있고요.


사카이 고마코의 가볍고 따뜻한 색감의 그림은 이야기의 감성을 더욱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자매의 귀엽고 다정한 모습은 보는 내내 가슴이 따뜻해 옵니다. 저도 어린 시절 언니들이 많아 그 속에서 자랐지만 이렇게 깜찍한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림만 보고 있어도 위로받는 느낌이에요. 인형처럼 예쁜 자매를 바라보며 이런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문뜩 생기는 것도 그림책이 주는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작가가 여러 나라에서 그림책상을 받은 것도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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