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치안은 확실히 안 좋을까?
현지에 오래 있다 보면, 한국에서 들으면 무서웠던 일들도 조금 무뎌지는 경향도 있다. 아래는 치안과 관련해 경험했던 일들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1. 가끔 총소리가 들리고(폭죽과 헷갈리지만 종종 저건 100%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2. 뉴스에서 가까운 동네에 폴리스 라인이 쳐있는 영상을 보고
3. 길을 걷다가 사람들이 모두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장면도 목격하고(그 순간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했다. 현실이지만 현실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4. 택시 강도 사건이 발생했는데 마침 경찰서 근처라 더 큰 일은 발생하지 않기도 했고
5. 미국인 친구와 같이 축제에 참여했다가 주머니에 있던 친구 휴대폰을 잃어버린 일
6. 한국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떠들썩했을 때, 이곳에서도 저녁을 먹고 나와 길을 걷던 중 한 술집에서 모두가 소리를 지르며 사방으로 도망가는 일을 목격하기도 했다. 뛰어나오면서 한 여성분이 친절히 영어로 '집으로 돌아가라'고 일러주기도 했다.
무슨 폭발이 일어나는지, 칼부림이 일어나는지도 몰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들과 같이 사방으로 뛰었어야 했다. 그 주변에서 이전에 가스 폭발 사고가 있었다. 이전 폭발했던 건이 누군가 의도한 사고였는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그런 일이 있다고 들었다.
무엇보다 마음 졸이는 것은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갈 때는 짐을 항상 안고 있거나 계속 확인해야 해서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점이 조금 피로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나 남미에서 동양인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타깃이 되기 쉽다. 또한 안전했던 한국을 떠올리며, 안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렇듯 사실 위험한 일들이 많이 스쳐 지나갔지만 운이 좋게도 나는 불행한 일을 당하지 않았다. 생존자 편향과 같이 나에게 아무런 일이 없었다고 남미 여행 가는 분들에게 걱정 말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