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주에 5년째 살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아티스트입니다. 본 글은 1인기업가로의 저의 출발이자 저의 브랜드 '더미그나(theMe Kunah)'의 창조과정을 리얼하게 공개하는 글이므로 1편부터 읽어나가시길 권해드립니다.
나는 24시간이 자유인 사람이다. 말 그대로 프리한 프리랜서. 호주에 회사를 설립했다 해도 아직은 집에서 일하는 1인 기업. 개인 사업자다.
내 맘대로, 내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내 맘대로, 내 시간을 엉망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단점도 있다.
한동안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프로젝트를 해오면서, 정해진 커트라인에 맞추느라, 나의 시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모든 시간을 각각의 프로젝트에 사용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을 동원하여 프로젝트를 끝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따라 나의 일상의 변화가 급격하니, 내가 함께 휘청거리는 게 느껴진다.
이제는 더미그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루틴이 더 우선시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중심에 없는 생각이 들었다. 루틴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 된 듯하다.
회사를 꾸준하게 오랫동안 이끌고 갈 수 있는 ‘나’의 기본을 튼튼하게 다지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으로 매일 내가 생활하며 생기는 루틴,
나만의 생활패턴을 점검하기로 했다.
일단, 내가 데일리 루틴이라 칭하는 하루의 일과이다.
새벽 4시 기상.
호주에 오기로 결정한 후부터, 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났다. 그 당시 미라클 모닝이 유행하기 시작했을 무렵이기도 했지만, 모자라는 시간은 내가 일찍 일어나서 '시간'이라는 것을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이 새벽시간은 호주에 와서도 계속 이어졌다.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 과제를 하기 위해. 나는 새벽의 고요한 시간을 이용해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덕분에 꾸준하게 나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
이 새벽시간은 나에게 뜻밖의 선물을 주기도 했다. 처음 호주의 집은 아파트의 꼭대기 층이었는데, 그 집이 동향이라, 매일매일 색다른 일출을 맞이하는 시간을 즐겼고, 다음날의 일출을 더 기대했었다.
그래서 난 매일 새벽시간이 끝나면 다음날의 새벽4시을 기다렸고, 매일매일 신이 나서 일어났었다.
" 매일 자신의 감정을 고무시키는 기대감이 있는 하루를 보내야 한다. 영혼은 열망과 자극이 있는 곳에서 더 뚜렷하고 생생하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주)"
요즘에는 이 새벽시간을 브런치 글발행을 위해 사용한다. 나의 목표는 새벽 5시 발행이다. 하지만, 며칠 전 호주의 썸머타임이 끝나면서, 새벽시간 글을 다듬는 시간이 부족해졌다. 아마도 매일, 새벽 3시로 기상시간을 옮겨야 할 듯하다. (지금도 5시 발행에 글이 늦어져서, 일단 발행 후 계속해서 글을 수정 중이다.)
지난 12월부터 나는 한국시간 5시에 시작되는 독서모임에 매일 조인한다. 아이들의 등교시간과 맞물리기는 하지만, 일단 시작하기로 했고, 난 지금까지 한 번도 모임에 불참한 적이 없다.
호주시간이 한국보다 빨랐기에, 언제나 줌에 가장 들어가 있는 사람은 나였고, 주말도 예외 없이 나는 혼자 줌을 켜놓고 나의 새벽시간을 시작했다.
나의 성장을 위해 새벽시간을 강제로 이용했고, 이제는 습관적으로 이용 중이다.
지난주, 잠시 줌 없이 지내봤는데, 이는 너무나도 허전한 마음이 들고, 나를 느슨하게 만든다. 습관이라는 것이 무섭다. 습관으로 만드는 데는 한참이 걸리지만, 아차 하는 순간 무너지기도 쉽다.
나만의 줌이라도 만들어 책상 앞에 꼿꼿하게 앉아 집중을 해야겠다 싶다.
6시간의 자유시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아이들의 등학교 시간에 맞춰 나에게 주어지는 자유시간은 6시간이다. 이 시간들을 좀 더 세분화하여 습관화해야 할 듯하다. 긴장하지 않고 일하다 보면, 6시간이 한 시간처럼 지나가버리기도 한다. 허무하게 말이다.
새로 세운 오전의 데일리루틴.
오전시간은 급한 일들을 마무리 짓는다. 잡다한 일도 포함된다. 이메일 답변이라던지, 은행업무라던지. 우선순위에 해야 할 일을 먼저 한다.
그리고 11시쯤이 넘어가면, 매일 30분 이상씩 영어 발음연습을 하고, 10-20분씩에 걸쳐 2분 정도의 스피치를 녹음하여 튜터 다니엘에게 보낸다. ( 그는 나에게 저녁에 피드백을 보내온다.) 이는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어지는 데일리루틴이다.
이미 난 새벽 3-4시부터 8-9시간의 오전 시간을 보냈으니, 잠깐의 낮잠은 나에게 억지로 부여하는 휴식의 시간이다. 신체적 휴식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정신적 휴식. 잠깐의 여유로 내 머릿속을 비워내는 것이다. 이 사이 에너지 충전은 덤이다.
다시 오후의 시간은 나에게 중요한 일을 한다. 더미그나를 위한 작업을 위한 시간이다. 이는 나 스스로 더미그나로 출근하는 시간이다. 지금까지는 집에서 계속 일을 했었는데, 아이들의 방학이 끝나면, (2주 후) 노트북을 들고 카페나 도서관으로 가려한다. 환경적으로 변화를 주어, 나에게 출근의 의미를 주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루틴은 다음 편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오후 시간
나는 고3과 초등4학년의 아이를 둔 워킹맘이다. 오후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일도 해야 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로 나만을 위해 개발된 루틴이 있다.
호주의 학교는 3시 15분에 끝난다. 고등학생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은 방과 후 특별한 과외 수업이 없기에 대부분의 오후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내가 일을 작업실에서 하면, 초등 4학년 아들이 혼자 방치되는 기분이 들기에, 나는 최대한 그의 주변에서 일을 한다. 항상 나의 컴퓨터 책상은 그를 따라다닌다.
그러하기에, 오후시간의 일들은 산만할 때도 내가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다. 단순노동 같은 일을 이 시간에 배정하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초집중을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노이즈 캔슬 이어폰을 끼고, 나의 작업에 집중한다. 더니그나를 위한 아이디어 개발 같은 일이다. 10분, 30분씩 순간적으로 집중하는 일들을 한다. 작은 노트하나면 충분하다.
저녁시간
아이들의 저녁을 차려주고, 다시 찾아오는 평온한 시간. 나에게는 네 번째 시간이다. 나의 성장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하루의 루틴을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이제 글은 발행하기 전 몰아 쓰기보다는, 여러 개의 글을 한꺼번에 쓰는 습관을 기르는 중이다. 스페어로 몇 개의 주제의 글을 저장해 놓긴 했지만, 꼭 글을 발행을 할 때면, 급하게 글을 완성하게 된다.
여러 개의 글을 동시에 깊이 있게 수정해 보는 과정을 이 시간에 하고 있다.
잠들기 전, 침대에서 책을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읽는다. 어떤 책은 느리게, 어떤 책은 속도 있게 읽어나간다. 여기에 필사와 같은 루틴을 더해보고 싶은데, 아직 엄두가 안 난다. 책 읽기에 집중을 못할 듯해서이다. 하지만, 책을 더 깊게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 이 생각들에 대해서는 며칠간 자체실험을 해봐야 할지 않을까 싶다.
나는 매일의 루틴을 온라인에 기록한다. 이때 내가 읽은 글의 한 구절을 적어놓고는 하는데, 이는 신기하게도 다음날, 브런치 글에 인용이 되곤 한다. 이 글에 적은 인용글들은 어제 내가 읽으며 나의 루틴에 적어놓은 글이다.
"하루의 마무리 의식을 세심하게 만들어라 (주)"
" 탁월한 프리랜서는 여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시간을 철저하게 쓰는 사람이다. 자유시간에 무엇을 할지 치밀하게 계획해놓지 않으면, 결국 9-5의 세계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시간을 자유롭게 쓴다는 것은 시간을 빈틈없이 쓴다는 뜻임을 명심하도록 하자. (주)"
이렇게 나에겐 시간대별로 구분된 나만의 데일리 루틴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몇 주 전 추가된 특별 루틴이 있다.
나는 이를 실천루틴이라 칭한다.
좀 더 구체적이고, 나의 목표를 위해 매일매일 행하는 실천.
이는 다음 편에서 이어가겠다.
(주)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팀 페리스, 2018, 토네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