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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아 Jun 06. 2024

진짜만을 보여주는 호주 하늘

호주, 시드니에 산다. 우리 동네는

시티에서 기차로 1시간 떨어진 곳이고,

Hill위에 있는 곳으로, 1840년대 개발된 곳이다.

나의 시선의 2/3는 하늘이고, 나무가 많은 곳이다.

하늘, 자연 멍 때리기를 좋아하는 나에겐 최적의 곳이다.



처음 우리 가족이 살던 곳은, 5층 아파트의 꼭대기층이었다.

그곳에서 맞이한 첫날의 새벽, 그날의 일출을 잊을 수가 없다.


‘ 진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해였다. 해와 내가 바로 맞닿는 느낌이었다. 해의 열기가 새벽부터 느껴질 정도였다.


어디에서나 맞이하는 호주의 해는 진짜였다. 분명 한국에서 보던 해와 같은 해일텐데, 어떻게 이렇게 달리 보이고, 달리 느껴지는지 해를 볼 때마다 신기했다. 여러 가지 지리적, 과학적인 무언인가가 다르니 그러하겠지만, 내가 느끼는 건,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는 호주다!! ' '진짜 자연이네!!!' "와~" 감탄사만 나올 뿐이었다.

멜버른에서 시드니 오는 기차에서 맞이한 일출



해가 강렬하니, 일출과 일몰도 강력하고 화려했다.

타임랩스로 찍은 어느 날의 일출





무지개로 여러 번 마주했다.

쌍무지개도 실제 존재하더라.

진짜 무지개는 이런 거였구나.

거대했다.

온 하늘을 두르고 있었다.


자연에서 배운다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진짜 무지개를 보니, 진짜 색이 보였다.

진짜 무지개 아래에 가면 보석상자가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달.

주경야독을 해도 가능할 정도의 달빛.

'가로등인 줄' 착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진짜 햇빛을 반사시키는 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내 등뒤로 해가 숨어 있는 게 그대로 느껴졌었다.




그리고 며칠 전 오전 8시 반에 찍은 아침달.

망원경도 안경을 쓰지 않다고 또렷하게 보이던 달.

달표면이 보이는 게 맞는 거지?

말 그대로,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는 '현상'이었다.

하늘은 이 날따라 진짜 하늘색이었다.




별이야기는 이미 글로 쓴적이 있다.

>> 내가 그린 별들이 나를 찾아왔다.






호주에 살다 보면, 스노볼 안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된다.


평평한 대륙에 둥그런 하늘이 나를 감싸고 있고,

그 하늘에 해, 달, 별들이 콕콕 박혀있고,

시간대별로 그것들이 번갈아 가면서 반짝반짝 빛나고,

하늘과 대륙 사이에는 뭉게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는 그런 느낌.

그리고 가끔은 보너스로 무지개 하나씩 선물로 주는 그런 느낌.


상상화로만 그려보던 그런 곳이, 진짜 존재한다는 게 여전히 믿기지 않고,

내가 여기에 살고 있다는 것도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호주의 자연.

이래서 아무것도 없는 한적한 이곳에 매일 '하늘 멍'을 해도 지겹지 않은 이유겠지 싶다.

날 호주에 꽉 잡아두는 이유가 이런 '진짜의 자연'이겠지 싶다.

그러니,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이

진짜의 모습을 보여주니

'내가 진짜로 살고 있구나'를 실감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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