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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아 Nov 06. 2024

불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지인 중 한 명은 내가 아무리 피하려 해도 불안감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모든 상황에서 가장 부정적인 면을 집요하게 상상하고, 그것을 기정사실로 여기며 나의 현실에까지 가져와 그 그림자를 드리웠다. 마치 최악의 시나리오를 세심하게 짜고 그것이 이미 실현된 양 나를 몰아붙이는 듯했다. 그렇게 나는 불안, 두려움이라는 감옥 안에서 나날을 보내며 나 스스로를 묶어두었고, 그 두려움은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 같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감정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특히 그러한 두려움이 내 상상 속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단지 상상뿐만 아니라 내가 그 상상을 진실로 여기는 습관이 문제였다는 점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은 나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었다. 두려움이 내가 만든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각하자, 그 무게는 서서히 줄어들었다. 


최근 나 자신을 돌아보니, 내가 겪은 변화의 본질을 좀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었다. 첫째, 나는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려 애쓰지 않는다. 미래는 언제나 미지의 영역이며, 그 미지의 영역을 마주하는 나의 태도는 이제 불안이 아닌 기대감으로 채워졌다. 둘째, 무슨 일이 닥쳐도 나는 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는 스스로를 믿는다는 것이 단순한 자기 위안이 아니라, 나의 행동과 선택을 지지하는 근본적인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셋째, 나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모험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계획은 중요하지만, 계획 그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열린 가능성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내게 더 많은 자유를 주었다.


그 변화의 연장선에서 요즘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 즉흥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과거의 나는 이러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불안해했지만, 이제는 떠오른 생각들이 중요한 연결고리에서 나온 것임을 알기에 망설이지 않는다.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는 나의 삶에서 그 흐름을 따를 때 드러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어떤 갑작스러운 기회가 다가왔을 때 그 순간을 잡기로 한 내 결정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곤 했다. 이 경험들은 즉흥적인 선택이 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사람들은 내 태도를 보고 계획이 없는 것처럼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다.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상황에 맞춰 방향을 조정할 수 있어야 진정한 유연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원래의 계획만을 따르다 보면 그것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많다. 나는 모든 것을 열린 상태로 두며, 삶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허용하는 중이다. 이는 마치 강물이 바위와 굴곡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흘러가며 자신만의 길을 찾는 것과 같다.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나만의 생각은 억지로 만들어진 삶과는 달랐다. 인위적인 조정이 아닌, 내 안에서 자라 나오는 진실을 따를 때, 내 삶은 비로소 나의 것이 되고, 나의 진실이 나의 삶을 반영하게 되었다.


물론, 삶은 여전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굴러 갈때도 있지만, 그 안에서 무수한 작은 실패와 새로운 발견을 통해 배우는 중이다. 이 과정은 내 안의 불안을 호기심과 편안함으로 바꾸어주었다. 외부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내 생각과 감정에 충실하려 하며, 내가 원하는 삶의 끝을 바라보며 나만의 길을 걷고자 한다.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려져 있던 그 기쁨과 평온함의 순간들이 이제는 선명하게 다가온다. 마음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여전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그 흐름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는 늘 인간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나고 과거 역시 생각에 따라 달라지긴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과거와 미래 모두 전체적으로 보면 인간이 보기와 달리 그리 별것 아님을 알 수 있다. 멀리 있는 물체를 맨눈으로 볼 때 작아 보이지만 마음속에서는 커진다. 현재만이 참되고 실재적이다. 현재는 실제 시간으로 채워지며 현재 안에서만 인간이란 존재가 머무를 수 있다.  -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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