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엄마의 유산』 책이 인쇄되어, 주말사이 책을 배송받으신 분들의 인증샷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나를 설레게 한 사진은 바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방문하여 보내주신 사진이었다.
에세이 신간 코너.
내가 디자인한 책 2권
<엄마의 유산 - 우주의 핵은 네 안에 있어>
<엄마의 유산 - 네가 바로 블랙스완이야>
평대 위에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앞표지가 독자들과 정면으로 마주한 그 장면—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도 모르게 숨을 고르게 됐다.
이제 진짜 세상 속으로 나갔구나.
디자인이 아니라, ‘책’이 되었다.
이제, 내 디자인이 혼자 걸어 나갈 시간이었다.
한 사람의 손에 들리고,
또 다른 사람의 시선에 머물다,
어느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지도 모르겠구나.
그리고, 얼마 후 추가로 전송된 사진.
어떤 마음으로 『엄마의 유산』을 바라보고 계신 걸까.
엄마로서, 아이들을 떠올리며 멈춰 서신 걸까.
자녀로서, 그리운 엄마를 품에 안고 계셨던 걸까.
책표지에 담은,
엄마의 고요한 심장 박동을 느끼신 걸까.
아이가 부르는 "엄마" 그 한 마디를 들으신 걸까?
책을 디자인하는 동안,
계속해서 ‘엄마’를 떠올렸다.
내가 아는 엄마들,
내가 기억하는 엄마,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붙여진 그 이름. 엄마.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를 더 오래 생각했다.
말보다는 숨결,
형태보다는 느낌.
내용보다는 정신.
그건 디자인을 하며 내내 붙잡고 있던 기준이었다.
이야기를 설명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그 곁에 조용히 머물고 싶었다.
선을 긋고, 여백을 남기고, 색을 입히는 동안에도
나는 줄곧, 엄마의 마음의 결을 생각했다.
또한, 이 책은
엄마를 부르는 한마디에서 시작된 긴 여운이었다.
누군가는 그 여운을 따라 걷다가,
자신만의 기억에 닿을지도 모른다.
그랬으면 좋겠다.
그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나도 그저
그 흐름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서
잠시 머물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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