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의 재미

밸런스 게임

by 박붕어

누구나 각자의 취향이 있다. 라떼보다는 드립. 구수함보다는 산미. 커피만 해도 특정하게 고수하는 나의 취향이다. 더 나열해 보자.

유투브보다는 블로그. 드라마보다는 다큐. 도시보다는 시골. 산보다는 바다. 원도심보다는 신도시. 파스타보다는 국수. 밥보다는 빵. 고기보다는 생선. 정물보다는 추상. 겨울보다는 여름. 패딩보다는 후리스. 부드러운 남자보다는 퇴폐적인 남자. 최호종보다는 기무간. 고수보다는 아보카도. 티빙보다는 넷플. 기타보다는 베이스. 패턴보다는 무지. 소설보다는 에세이. 신점보다는 철학관. 엥?

밸런스게임을 하다 보면 나의 확고한 취향을 알 수 있는데, 가끔은 반반이라 애매해서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도 궁극적인 취향 찾기의 재밌는 관건이다. 또 나와 비슷한 음악 취향을 찾으려면, 유투브 에센셜, 플리모음만 틀어선 안 된다. 최소한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한 곡 반복으로 수십 번은 들어야 비슷한 알고리즘으로 구글이 연결해 준다. 그러다 보면 목소리가 비슷한 가수들도 많아서 누구 노랜지 헷갈릴 때도 있으니 그게 내 취향인 것이다. 이와 별개로 요가샘의 플레이리스트는 진짜 최고다. 진정한 리스너, 디제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어쨌든 취향의 재미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간다는 건데, 그것을 찾아가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가끔 내 취향일 것 같은 가게에 가면 브금도 또 생각했던 음악이 나오기 마련이다. (사장님과의 내적 친밀감을 넘어서 친구가 될 수도 있음.) 취향을 통해 상대방을 알게 되고 나 자신도 알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도플갱어를 만날 일은 없으니 나의 취향을 더 주도면밀하게 헤아려보는 하루를 보내야겠다.

ps. 정말 중요한 것을 빼먹었다. 소주보다는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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