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의 재미

노래방 새우깡을 아시나요

by 박붕어

어쩌다가 새우깡에 맛이 들렸을까.


때는 나의 초딩 시절, 우리 집은 은자노래방 단골이었다. 아이만 셋이라 제각기 추구하는 노래가 달랐기 때문에 1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K장녀는 하필 또 원조 1세대 K돌의 빠순이었으므로 목 터져라 오빠들 노래를 하고 나면, 마실 것은 물론이거니와 씹을 것도 필요했다. 달콤한 암바사 혹은 알갱이가 톡톡 터지는 쌕쌕을 마신 후에 씹어먹는 콰작하고 짭쪼롬한 요물, 바로 노래방 새우깡이었다.

그렇게 우선예약으로 불효하는 자녀들의 노래가 끝난 후에 부모님들은 나훈아, 김수희, 최진희 님들의 곡을 부르셨다. 1시간은 모지랐으니 30분을 추가하면 그때야말로 우리의 진정한 새우깡 시간이었다. 3자녀는 큰 새우깡을 털어마신다. 손 끝에 붙은 가루까지 모조리 다.


새우깡은 매운맛이 생기면서, 언젠가부터 쌀새우깡, 블랙새우깡 등등 트렌디한 맛들을 출시 하더라. 그럼에도 아이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은 기본 새우깡이 아닌가? 요즘 아가들이야 떡뻥같이 건강한 과자들을 먹지만, 당시엔 새우깡 정도면 비교적 몸에 덜 나쁜 과자이지 않았을까 한다. 왜냐면 새우는 단백질이니까. ㅎ.. 이상하게 학교 앞 꾀돌이나 밭두렁 같은 과자들은 먹으면 곧장 배가 아파왔다. 대기업은 역시 대단해!


지나가는 길에 발견한 먹태깡을 보며 깡깡신드롬을 떠올려본다. 품귀현상까지 일었으나 지금은 지천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 걸 보면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기본 새우깡은 여전히 잘 나가며 노래방 사이즈도 꾸준히 잘 팔린다. 사람들 입이 바뀐 듯하면서도 추억의 맛, 기본 맛을 원한다는 게 희한하다. 케데헌 애들까지 과자껍데기에 등장한걸 보니 딴 나라 사람들도 새우깡이 맛나긴 한가보다. 직관적인 과자 봉지, 누가 봐도 새우구나 하는 껍데기를 고수하는 그 점, 참 매력적이란 말이야.


언젠가 술집을 차린다면 꼭 기본과자를 새우깡으로 할 테다. 강냉이는 가라. 마카로니도 가라. 튀긴 파스타는 더더욱 가라. 소주, 맥주, 막걸리, 와인 모두 새우깡만 있으면 된다. 두 바가지 정도는 아주 선심 쓰는 미소 생맥주 한 잔만 시켜도 홍홍 웃으면서 줄 수 있다. 새우깡만으로 넉넉히 5잔은 더 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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