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의 재미

단감 홍시 감말랭이 다 좋아해요

by 박붕어

딱 우리 부산집이라고 하긴 그렇고, 근처? 주변? 지역은 단감 재배를 많이 해서 가을에 감 선물을 받지 못하면 인간관계를 돌아봐야 한다는 말이 있단다. 다행히 엄빠도 김해집도 감 선물을 받는 편이라 나 역시 매년 감을 받아온다. 이번엔 김해집에서 좀 큰 박스를 얻어와 주변에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남편 사무실에도 들고 가고 동생한테도
갖고 가라고 일러두었다.

사실 감은 인기가 별로 없다. 이게 깎아두면 손이 가긴 해도 은근히 꼭지 따고 네등분해서 잘라놓는 게 귀찮기 때문이다. 식감도 호불호가 갈리는 게 딱딱파와 물렁파로 편이 나뉘어서 아무거나 깎아두기도 어렵다. 게다가 어릴 적엔 달달한 과일로 느꼈었는데 요즘은 워낙 달다구리들이 잘 나와서 도통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 같다.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화장실 문제인데, 가운데 하얀 심지를 제거하지 않고
먹으면 며칠간 변비로 고생한다는 점이다. 고로 나는 꼭 제거한다.

그래도 감을 먹는 재미란 과하지 않아 은은한 단맛이 있고, 숙성시킨 후 얼려서 아이스홍시로 먹으면 아이스크림보다 훨씬 맛있다는 거다. 대봉감은 이빨 없는 자들도 좋아한다. 아, 특히 청도휴게소의 로컬푸드에서 파는 감말랭이는 내가 먹어본 감말랭이 중 역대급이다.
강추한다. 꼭 지퍼백에 파는 것을 사셔요!

덧붙여서 감을 안 먹으면 가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아서 먹어줄 필요도 있다. '여름 곧바로 겨울'이 싫다면 감을 깎아 먹으면서 천천히 가을을 느껴보시라. 빠르게 흘러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잡아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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