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의 재미

빠순이는 도치맘이 되고 마는 DNA가 있나 봐

by 박붕어

누가 봐도 내 스토리의 70퍼센트는 윤발이다. 아이 얘기 좀 줄여야지, 애가 싫어할라, 잦은 노출 빈도가 얘한테 해롭진 않을까 등등 생각을 하다가도 귀엽고 웃긴 모습이 보일 때면 나도 모르게 스토리 업로드를 하게 된다.


투데이, 재롱잔치 입장하느라 세 시간 전부터 줄 서는 학부모님들은 치밀하게 계산하여 내 새끼가 잘 보이는 곳으로 자리를 잡는다. 나도 마찬가지야. 내 최애를 담겠노라, 필사적으로 대포와 삼각대, 응원봉을 들고 자리 잡은 엄빠들을 보면서 나는 왜 저들만큼은 못 했을까, 아쉬움이 2초 생기다 말았다. 아 그 정도는 아닙니다...


윤발이 무대로 서자마자 영상을 찍어대는데 엄마가 어딨는지 눈을 굴려가며 노래를 부르는 입이 아주 그냥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엄마다! 엄마아~~^^^ㅇ^^^!! 구랭~~~~내ㅅ끼안뇽~~~싱글벙글쇼!

한 달간 와일드아이즈 연습하느라 칭찬과 격려를 듬뿍 해주었더니 무대매너까지 생겼다. 씨익 웃는 모습을 보고 친구엄마도 윤우 웃는 거 봤냐며!! 얘기해 주는데 내일부터 아이돌학원 알아보게 생겼다, 도라이죠ㅋ


각종 SNS에 올라왔던 아이들 재롱잔치를 볼 때는 우쭈쭈 찡하고 마음이 뭉클하더니, 막상 울 집 어린이가 나오니까 눈물은커녕 호우!! 짜란다! 짜란다!! 손 터지게 손뼉 치고 환호만 냅다 질렀다. 손이 떨려 카메라에 제대로 못 담을까 봐 그게 더 신경 쓰였다. 나참, 빠순이 시절로 돌아간 것이다. 피날레가 센터야, 이건 찍어야 해! 짤로 만들어야 해!!! 그래 이거야!!!! 광신도 같은 6분이었다...


애 낳기 전에는 내 시간도 사라지고 하고 싶은 거 못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것은 최애를 쿠레이지하게 사랑하는 덕질인 것이었다. '내 새끼 하고 싶은 거 다 해!'가 아니고 '나 새끼 하고 싶은 거 다 해!' 10대부터 꾸준히 덕질하는 내 모습이 오늘따라 존귀하게 느껴진다. 더욱더 열렬히 즐겨야겠다. 소중한 나의 DNA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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