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짐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점심시간, 배달 음식 말고 산책 겸 직접 밥 먹으러 나가는 길. 그냥 그런 평범한 도로였고, 자동차들이 평범하게 지나가고 있었고, 나는 평범하게 허기를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한 트럭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트럭이 멋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트럭 안에 있던 그 사람이 멋있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컨테이너 트럭. 운전석에는 밝은 색 와이셔츠에 넥타이, 거기에 세팅까지 완벽하게 된 머리. 마치 트럭 운전기사가 아니라 트럭 회사 CEO가 시험 주행 나선 느낌?
'와... 뭐지 저 사람...?'
어디선가 천천히 배경음악이 흐를 것 같은 느낌. 심지어 표정도 온화했다. 그 어떤 말보다 선명하게 전해졌다.
"저는 제 일을 사랑합니다."
그 순간 뇌리에 번개처럼 스친 한 사람. 우리 회사의 전설 같은 대표님. 그분도 언젠가 이렇게 말한 적 있었다.
"우리도 정장 쫙 빼입고 일해야 하는데 말야. 폼나게. 그렇지 않냐?"
그땐 정말...
죽이고 싶었다.
왜냐고? 그 말을 한 타이밍이 너무 기묘했기 때문이다.
5년 전, 학교 공사 시즌. 여름방학이면 시간 간에 모든 걸 끝내야 하니까, 말 그대로 이판사판 공사판이었다. 건축, 토목, 전기, 소방, 통신... 다닥다닥 얽혀서 물불 안 가리고 뛰어다니던 시절.
그 시절의 나는, 아니 우리 모두는 점점 노동요정이 되어갔다.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은 흙먼지에 절어가고, 하루 종일 비상벨이 울리는 삶이었다. 그 와중에 대표님께서 사무실 돌면서 피로회복제 하나씩 나눠주시며 꺼낸 한마디.
"이런 현장에서도 정장 입고 일하면, 뭔가 멋지지 않냐?"
...
그땐 진심으로 현장에서 그대로 집으로 직행할 뻔했다. 그래 맞아, 우리끼리 회식 때마다 빠지지 않던 안주가 있었지.
'대표 뒷담화'
소금은 찍을 필요도 없었다. 그냥 입에서 짭짤한 탄식이 나왔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 그냥 타이밍이 최악이었을 뿐이지, 메시지는 꽤 괜찮았다.
"너희들, 자꾸 꾀죄죄해져 가는데... 그게 안타까워."
대표님은, 어쩌면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말을 너무 못해서 그렇지.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안다.
일의 결과보다, 사람을 먼저 보게 되는 시선. 그리고 그 사람의 태도.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오늘 만난 트럭커처럼. '내가 하는 일은 멋진 일이야'라는 자신감은, 뭐든 제대로 해내는 사람한테만 나오는 태도니까.
물론 나도 아직 트럭커처럼 멋있진 않다. 와이셔츠 입고 공구 차면 바로 등에서 땀이 난다. 헤어 스타일링을 하고 일하려 하면, 헬멧 벗을 때 한쪽만 눌려서 꼬깔콘 머리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깔끔하게, 멋지게, 프로답게."
나만의 방식으로, 일도 글도 삶도 한껏 '멋' 내보려 한다. 그러니까 여러분, 오늘의 교훈은 이것이다.
트럭도 멋있을 수 있다. 정장도 흙먼지 속에서 반짝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멋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
자, 다음 출근길.
와이셔츠 한 번 꺼내 입어보는 건 어때요?
우리도 가끔은
트럭커처럼, 힙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