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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을 새기다.

by 엘린 Jan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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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22일 드디어 손목에 SMILE을 새겼다. 바로 하고 나온 뒤 찍은 사진이라 부어있다. (위에 투명 밴드? 그런 걸 붙여주었다)

너무 작게 새긴 거라 그런지 콕콕 간지러운 정도였다. 살짝 아펐나? 기억이 가물가물. 어제일도 기억 안 나는데 3년이 지났는데 기억날 리가!ㅋㅋ


2021년 2월 22일 타투샵

태어나서 처음으로 간 타투샵이었고 혼자 가기 무서워서 친구를 데리고 갔다. 시술은 진짜 금방이었다.

타투를 감행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가 혼자몸이었다면 아마 예전에 했을 테지만
신랑의 반대를 거스르기가 싫어서 계속하고픈 나의 마음을 오래도록 참고 있었다.  또 두 아이에게 어찌 얘기할지도 모르겠고.

우울감을 오래도록 지니고 살았기에 이제는 웃고 싶었다. 행복하고 싶었다.
기분이 꿀꿀할 때 내 손목에 새겨진 SMILE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자기 암시를 하고 싶었다.

신랑은 타투 하나가 무슨 도움이겠느냐고 물었지만
난 어디에라도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었고 이것이 도움이 되리란 확신이 있었다.

결국 신랑을 설득시켰다.
SMILE과 함께 내가 새기고 싶은 문장들이 있었다.
블로그에 마지막 멘트로 늘 쓰는 문장들이다.

Happiness is everywhere.
Happiness is a choice.

그러나 신랑은 이 문장들을 손목에 새기기엔 너무 길어서 안된다며 단호하게 딱 한 단어만 된다고 했다.
그것도 시계를 찼을 때 딱 가려지는 사이즈로!

신랑이 얘기하길
남들은 타투를 한 여자를 보면
“노는 여자”라고 생각한다고.

음... 신랑의 의견을 백 프로 동의하진 않지만 또 이해는 갔다.

그래서 합의한 것이 작은 글씨로
다섯 단어 SMILE이다. 딱 시계를 차면 가려진다.


2025년 1월 13일

신랑과의 불화를 원하지도 않았고 엄마, 아빠, 시부모님께도 오픈하고 싶진 않기에 신랑의 의견에 따랐다.

아직도 엄마, 아빠는 모른다. 타투를 했다는 걸 아시면 뭐라 하실지 안 봐도 비디오다.
처음 타투를 하고 아이들이 묻길래 헤나라고 했다. 솔직한 나의 마음을 터놓기에는 왠지 마음속에 걸림돌이 있었다. 그러나 다행이다. 더 이상 안 묻는다. 사내아이들이라 나에게 크게 관심이 없다. 다행인 걸로 ㅋㅋㅋ

타투를 한 지 4년이 흘렀다.
SMILE을 손목에 새긴 것이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물론 이거 하나로 나의 우울감이 떨쳐지진 않았을 테지만
나의 대답은 YES다. 기분이 꿀꿀하거나 다운될 때 내 손목에 새겨진 다섯글자 '스마일'을 보면서 '웃자'라고 나를 다독이기 때문이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한 것이라는 말을 난 자주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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