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낭만
따뜻한 봄날
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고
정문을 통과하기 위해
발을 나서다
바리바리 보따리를 싸멘
한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누구를 기다리는지
잘 몰라도 이리저리 살피는 주변
내 뒤를 이어
뛰어오는 남학생
항상 수업 때마다 적극적으로
임하는 토목공학과 학생이었다.
"엄마 오래 기다렸지? 수업이 좀 늦게 끝났어"
평소보다 늦게 끝난 수업이
보는 내가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
맛있는 저녁을 먹으러 가자며
그는 엄마의 양손이 되어준다
가는 길목이 같아 그들과 나란히
덜컥대는 보따리 사이에
소고기가 잔뜩 들어간 미역국
정성스레 만든 멸치볶음과 진미채
많이 먹었던 점심은 소화되지
않았어도 배가 고파지는 순간
서울에서 고속터미널역
거기서 청주까지
청주 터미널에서 502번 버스를 타고
대학교 정문까지 온
웃음꽃이 핀 엄마의 모습이 선한
냉장고에 있는 반찬통을 꺼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