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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우 Dec 11. 2023

내가 나를 알아야 내가 원하는 길로 갈 수 있다.

가치



어린이집에 시절 선생님은 내게 질문했었다.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나는 그때 대답을 하지 못하였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은 숙제를 내주셨다.

각자 자신의 꿈을 적어서 오라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대답했다. 나는 꿈이 뭔지 몰라요.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거쳐 대학생이 되었다.

친한 교수님이 물어보셨다. 너는 졸업하면 뭐가 되고 싶니?

나는 대답했다. 대기업에 들어가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였다.

한 상담관이 전역 후 진로를 물어봤다.

나는 대답했다. 글쎄요, 사업이나 하지 않을까요?     


삶이 언제 만족스러울까?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들어갔을 때? 내 명의의 아파트를 온전히 소유할 때? 돈을 많이 벌었을 때? 물론 삶이 만족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것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인가? 우리는 눈에 보이는 가치들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산다. 지금의 모습이 진짜 자기 모습이라고 착각한다. 진짜가 되어야 한다. 가치란 내면에 있는 ‘나’의 근본이자 뿌리이다.

     

● 기본이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수능시험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을 때이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초조해진다. 과목별로 좋다는 공부 방법들을 찾아본다. 다른 문제집들을 더 풀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시험 전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렀다. 그동안의 시험성적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진짜로 내게 필요한 방법이 뭔지를 생각해 봤다. 내가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였다. 수학은 기본 개념이 약했다. 영어는 숙지하고 있는 단어가 부족했다. 내게 필요했던 것은 방법이 아니라 기본기였다. 기본기는 근본이다.     


기본기는 삶의 모든 부분에서 중요하다. 대학교에 입학하였다.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유행하는 스타일을 따라 구매했다. 결국 친한 친구한테 욕을 먹었다. 파란 체크 남방, 빨간색 면바지, 스웨이드 워커의 조합 덕분이다. 첫 연애는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한다. 연애를 몰라서 인터넷이랑 책으로 배웠다. 좋다는 이벤트는 다 했다. 수시로 카톡을 보냈다. 그리고 100일을 하루 앞두고 차였다. 비를 맞으며 전 연인 집 앞에서 기다려 보기도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울기도 하였다. 6개월 동안 나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주인공이었다.     


대학교 2년 동안 걱정거리 없이 살았다. 졸업하기만 내 삶의 주인공이 될 줄 알았다. 시험에 대한 대비 덕분에 성적도 좋았다. 학년을 올라갈수록 주위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갔다. 입대, 편입, 유학, 시험 준비, 사업, 모두가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가고 있었다. 내 생활에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울타리가 허물어진다. 불안했다. 나만 혼자 뒤떨어진 느낌이었다. 군대라는 진로가 있었지만, 진로 상담을 받았다. 대기업에 취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스펙 쌓기에 몰두했다. 그러나 전역 후 이력서에 쓰인 것은 ‘육군 중위 전역’한 줄이었다.     


명절마다 친척들은 큰집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운다. 뜨거운 감자는 교육, 결혼, 직장이다. 어느 대학에 다니는지 궁금해한다. 연애는 하는지, 혹은 결혼 상대방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한다. 대기업, 은행원, 공무원을 부러워한다. 다들 멋진 예비 사회인이었고, 진짜 사회인이었다. 나도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 해야만 하는 것들을 했다. 그러나 진짜 사회인은 돈을 번다. 공허하였다. 어떤 삶을 살았는지 명확하지 않다. 내가 지금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근본이 있어야 내가 충분한 느낌이 든다. 흔들리지 않는다. 나만의 길을 묵묵히 나아간다. 나의 기본기는 내면에 존재하는 가치이다.     


● 가치를 알면 삶의 방향성이 보인다.


기업들은 각자 뿌리가 있다. 뿌리가 약한 기업은 쉽게 쓰러진다. 시련을 견뎌낸 기업의 뿌리는 더 단단해진다. 여러 멋스러운 가지들을 친다. 고풍스러운 멋을 지닌 거대한 나무로 자라난다. 이들을 대기업이라고 부른다. 무엇이 이들을 강하게 만들었을까? 뿌리는 기업의 핵심 가치들이다. 기업은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행동한다. 실패할 때도 있다. 그러나 실패에서 배우고 성장한다.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가지를 높이 올린다. 몸통을 단단하게 만든다.     


구글은 1998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만든 검색 엔진이다. 사용자의 만족과 정보에 대한 쉬운 접근을 핵심 가치를 방향성으로 삼고 나아간 결과, 구글이라는 대기업이 탄생하게 되었다. 애플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도구를 만들자는 것을,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 조직의 성장과 연결을 통해, 페이스북은 공유, 연결, 개방을 통해, 삼성전자는 인재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을 만들어 인류에게 공헌하자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대기업이 되었다. 핵심 가치를 알면 방향성이 보인다. 흔들리지 않는다. 어떤 선택에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사회비평가인 미국인 얼 쇼 리스는 자신의 가치를 알면 삶이 바뀐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죄수, 마약중독자, 빈곤층, 전과자 등을 대상으로 특별한 프로그램을 1995년에 도입하였다. 그는 입학생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찾는 수업을 진행했다. 자신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학생 절반 이상이 사회에 복귀했다. 의사, 간호사, 패션 디자이너, 대학생, 교수가 학급에서 나왔다. 이 공로로 클린턴 대통령에게 상을 받았다. 암도 그를 막지 못했다. 자신의 가치를 ‘사람’에서 찾은 쇼 리스는, 다른 사람의 인생도 바꾸었다. 그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선택의 경험을 잘 떠올려 보자. 이때 주인공은 누구였나? 지인, 혹은 부모님이었나, 아니면 나 자신이었나? 내 선택일 것이다. 물론, 나의 선택에 대해 실망했을 수도 있다. 결과가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가치들을 알고 내린 선택일 때, 과정을 보게 된다. 후회하지 않는다. 어색하고 잘못된 선택을 한 기분이 들지만, 점점 확신이 생긴다. 나의 가치를 알고 나아갈 때, 부정적인 정서도 금방 털어낸다. 핵심 가치는 어떻게 찾을까? 답은 내면에 있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음이 끌리는 10가지의 핵심 가치를 뽑아보자.          


사랑 가족 친구 건강 행복 성장 학습 자기 계발 믿음 자유 창의성 책임감 정의 인내 인간관계 용기 감사 존중 성실 조화 열정 공정 봉사 목표 도전 인내심 자기 존중 우정 윤리 자연 공감 진실 희망 연대 자부심 평화 참여 지속성 독립 성취 명성 평등 윤리 조화 봉사 정직함 겸손 충성 자존감 도전 개방성 만족 믿음 공헌     


10가지를 뽑았으면 8가지로 추린다. 다시, 4가지로 핵심 가치를 추린다. 4가지의 핵심 가치가 당신의 내면이 중요하게 여기는 뿌리이다. 뿌리는 근원이다. 멋진 가지를 어떻게 뻗어 나갈지 알려준다. 자신의 뿌리를 아는 사람은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다. 당신도 삶을 바꾸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실패해도 부끄럽지 않다. 오히려 당당하다. 사회적인 가치들에 무분별하게 시선을 빼앗기지 않는다. 점점 나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 나를 인정하기 시작한다.      


● 동기욕망을 알면 내가 보인다.


뿌리도 좋은 토양을 만나면 더 튼튼하게 성장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나를 이해할 때 좋은 토양의 조건이 갖춰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자기 행동 동기를 파악한다. 프로이트는 인간 행동의 동기를 2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는 힘의 동기이다. 타인에게 자신이 미치는 영향력을 중요시한다. 경쟁을 즐긴다. 둘째는 친밀감의 동기이다. 영향력보다 얼마나 관계가 좋은지가 중요하다. 배려심이 깊고 사교성이 좋다. 성과보다 좋은 평판을 신경 쓴다. 힘과 친밀감의 동기는 우리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어느 동기가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지가 다르다. 자신의 주된 행동의 동기에 기반한 선택을 해라.     


둘째. 나의 꿈을 찾는다. 누구도 이 세상에 이유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삶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기 위한 항해와도 같다. 항해에서 돛은 중요하다.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을 제공해 준다. 비유하자면 바로 꿈이다. 꿈은 진짜 내가 누구인지 알려준다. 나의 존재 이유와 삶의 목적을 제공해 준다. 당신은 꿈이 있는가? 꿈이 없어도 괜찮다. 천천히 발견하면 된다. 차분하게 자신의 꿈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정 생각이 나질 않는다면 차근차근 5가지 질문을 한다.     


- 내가 닮고 싶은 본보기가 있는가? 이유는 무엇인가? 

- 본보기를 상상해 보자. 그는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 

- 지금 나의 감정은 어떤가? 

- 만약 자신이 본보기라면 지금 어떤 행동을 하겠는가?

 - 당신의 인생 꿈은 무엇인가?     


셋째, 원을 3개가 겹치도록 그린다. 각각의 원에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자신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일을 적는다. 3개의 원의 겹친 일을 하고 있다면, 진짜 나를 잘 아는 사람이다. 일에서 성취감도 느끼고, 의미도 찾는 삶을 살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3개의 원의 중심에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좌뇌와 우뇌가 항상 최적화되어 있다고 한다. 일을 할 때마다 명확한 동기부여를 받는다. 일에 동기부여를 받으면 일이 행복하다.


동기,꿈, 욕망을 알 때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가치는 계속해서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떤 가치가 삶의 단계에 있어서 중요한지 판단하는 것은 나이다.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릇된 가치를 선택하고 후회하기 마련이다. 진실한 가치는 나에게 행복을 준다. 


스피노자는 윤리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것은 그것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실현하는 것도 힘들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것은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힘들지만 실현하는 것은 행복하다.”     


다시 대학교에 들어와서 친구가 꿈이 뭐냐고 물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진짜’가 되는 거야.

친구가 진짜가 되는 것이 뭐냐고 다시 물었다.

진짜란 행복해지는 법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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