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365

10월 16일: 발몽진락(發蒙振落)

by 김영수

10월 16일의 고사성어(290) - 누워서 떡 먹기


발몽진락(發蒙振落)


* 먼지를 털어내듯, 낙엽을 떨치듯

* 《사기》 <급정열전>


눈으로 읽으며 낭독하기

진을 뒤이어 중국을 다시 통일한 한나라 초기, 조정은 실무에 능했던 장탕(張湯, ?~기원전 115) 등으로 대표되는 법리(法吏) 또는 도필리(刀筆吏)들, 그리고 급암(汲黯, ?~기원전 112) 등을 대표로 하는 무위(無爲)의 정치를 표방한 황로파(黃老派) 및 공손홍(公孫弘, 기원전 200~기원전 121) 등으로 대표되는 중도파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세 파 중에서 ‘무위이화(無爲而化)’를 내세운 황로파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실무형인 법리들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었다.

급암은 무위의 정치를 실현하려 한 황로학 신봉자이면서도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였다. 회남왕(淮南王)이 모반을 꾀하려 하면서도 강직한 급암 때문에 머뭇거릴 정도였다. 이 성어는 바로 회남왕이 급암을 설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가를 토로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회남왕은 이 대목에서 급암을 공손홍과 비교하고 있는데, 한나라 초기 조정에서 활약했던 대표적인 두 인물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급암)는 바른말하기를 좋아하고 충절을 지켜 기꺼이 의리에 죽을 위인이니 옳지 않은 일을 가지고 그를 유혹하기는 어렵다. 승상 공손홍을 설득하는 일은 쌓인 먼저를 털고 낙엽을 떨어내는 일처럼 쉽지만 말이다.”


급암은 강직하긴 했지만 그 강직함 때문에 황제와 대신들에게 따돌림을 받아 점차 조정 대신의 반열에서 소외당했다. 약삭빠른 공손홍은 승승장구하여 대신 그룹에 진입했다. 약삭빠른 사람은 언제나 이익 앞에 판단이 흐려진다. 얼핏 생각하기에 약은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 어려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강직한 사람은 도리에 어긋나거나 옳지 않으면 결코 타협하거나 설득당하지 않는다. 약은 사람은 이익만 들이대면 이내 자기 주관을 내팽개친다. 단기전이라면 약은 사람이 유리할지 모르나 장기전이라면 소신을 굽히지 않는 강직함이 유리하다. 인생은 누가 뭐라 해도 장기전이다.

‘발몽진락’과 비슷한 뜻을 가진 성어로는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는 뜻의 ‘이여반장(易如反掌)’이 있다. 출처는 《맹자》 <공손추>(상) 편이고, 우리는 ‘여반장’으로 많이 쓴다. 우리 속담의 ‘누워서 떡 먹기’, ‘땅 짚고 헤엄치기’가 있다. ‘식은 죽 먹기’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 ‘누워서 떡 먹기’에서 파생된 관용어이다.


손으로 써보며 생각하기

* 발몽진락(發蒙振落)

도면. 사람이 강직하면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강직함은 나쁜 마음을 가진 자들에게 제동을 거는 힘이다. 급암이 그랬다.


* 유튜브 ‘김영수의 좀 알자 중국’: 하루 명언공부 10월 16일

- 선치인자(善治人者), 능자치자야(能自治者也)

- 남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먼저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다.

https://youtu.be/KzbqRkOWn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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